차가운자이온의밤,빗줄기아래너를만났다.

녹슨총자루쥔손은떨리고,심장이멎는듯했다.

방아쇠를당겨야했지만,너의눈빛은그날처럼

오렌지빛따스함으로내모든것을멈춰세웠다.

시간이멈춘듯한기차역바닥의너,

흩어진오렌지를안고멀어지던내뒷모습을보던너.

오랜시간잊고있던아픔이,

마침내너를다시만나격한파도처럼밀려왔다.

상처입은다리로내게오려했던너의마지막순간,

그오렌지향가득한달콤함이내맘을울렸듯

이제,이거친자이온에서너와함께

새로운이야기를써내려가고싶다.

총대신너의손을잡고,

더이상떠나보내지않으리.

인류최후의도시,자이온에서

우리의시간은다시흐르기시작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