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년대생들 꼬꼬마때 보고 오열했던 로봇 만화 장면
본문
K캅스.
일본에는 브레이브 폴리스라는 원어지만, 암튼 K캅스다.
마음을 가진 로봇이 경찰로서 범죄자를 잡는 내용으로, 용자 시리즈들 중 유난히 "마음"을 철학적으로 다룬 만화다.
이 시리즈의 클라이맥스가 아재들 꼬꼬마 때 오열을 하게 만든 최종 합체 에피소드다.
K캅스 인원들이 모여 심각한 회의를 진행 중이다.
화면의 가운데에 있는 파란 로봇이 데커드인데, 완파됐다가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린 전적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어찌어찌 기억을 되찾기는 했다만, 그 과정에서 최종 합체 데이터가 누락돼버리고 말았다.
파이어 제이데커.
스펙상 최강의 K캅스 대원.
하지만 데커드의 데이터가 누락된 관계로 합체 성공률은 1/50000.
그 확률을 뚫고 합체에 성공하더라도 둘 중 하나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상황.
이전 화에서 데커드가 기억을 잃은 바람에 K캅스 분위기가 10창나다 못해 해체 위기까지 몰렸던 만큼 분위기는 심상찮다.
그런데 여기에 분위기를 창내는 사람이 있었으니,
K캅스 수석 엔지니어면서 빨간 로봇으로 구급차로 변신 가능한 서브 주인공 듀크의 주인인 레지나.
"지금 범죄자들이 난리치고 국가가 위기 상황인데 그깟 로봇들 기억 보존하는 게 중요하냐? 범죄자 잡는 게 더 중요하지."라고 대놓고 박아버린다.
그것도 대원들 앞에서.
분위기는 개10창이 나버리고, K캅스 대원들은 레지나 보이콧을 선언하며 뒷담을 시작한다.
레지나가 확실하게 잘못한 걸 알고 있지만, 주인님 욕하는 걸 참기 힘든 듀크는 빠져나가려 한다.
K캅스 대원들이 그런 듀크를 향해 조롱을 날리나, 데커드가 나서서 K캅스 대원들을 진정시킨다.
데커드의 중재 하에 듀크는 발언권을 얻는다.
이번 분위기 10창은 지도 도저히 실드를 못 친다고.
그러나이 과정에서 듀크는 레지나가 왜 그렇게 착한 경찰관과 범죄자 소통에 목을 매다는지 설명을 하게 된다.
레지나의 아버지는 경찰이었다.
하지만 레지나의 어머니는 뛰어난 로봇공학자인 동시에 범죄자였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차마 체포하지 못하고 심지어 같은 경찰들에게 총구를 겨누기까지 해버렸다.
어릴 때 이런 광경을 보게 된 레지나는 PTSD가 생겨 착한 수사관, 그리고 범죄자 소탕에 집작하게 된 것.
그걸 알고 있는 듀크는 최대한 레지나의 뜻을 따르려 했으나...
듀크가 분노에 몸을 맡겨 범죄자를 때려 잡은 뒤로 레지나가 손절을 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이 얘기를 레지나가 듣고 만다.
듀크가 자신의 의지를 이으려고 해도 손절쳤던 것, 과거를 모두가 알게 된 상황에 당황한 레지나는 도망을 가고 만다.
듀크가 레지나를 잡기 위해 쫓아나가는데,
얼마 전, 데커드를 박살내버린 범죄자 로봇 "치프턴 시리즈"가 도심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듀크를 제외한 K캅스 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한다.
그러나 치프턴은 폭력 성향으로 가득차있었고, 스펙까지 압도적으로 업그레이드 받았다.
파이어 제이데커를 제외하고 그 다음 스펙인 슈퍼빌드타이거가 한방에 나가떨어질 정도.
이 상황에서 듀크는 레지나와 대화 중이다.
듀크가 말한다.
"아직도 부모가 밉냐?"
레지나가 답한다.
"아직도 싫다. 그 사람들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
레지나는 여전히 유년기에 갇혀 괴로워하고 있다.
그리고 "착함"에 집착하는 레지나는 괴로워하는 감정마저도 싫다.
부모를 싫어하지만, 부모를 싫어하는 자신조차 싫어하는끊임없는 악순환.
안에서부터 갉아 먹히고 있었다.
듀크는 어떻게든 레지나를 구원해주고 싶다.
그래서 말한다.
"나는 자신을 만들어준 레지나를 사랑할 거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은, 자신을 만들어준 분까지 미워할 수 있는 거냐."
그 말을 듣고 레지나가 퍼뜩 생각이 든다.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했기에, 그 분들의 나쁜 행동에 더 실망했던 거라고.
사실은 사랑하고 있던 거라고.
그러나...
치유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감정을 깨달았다고 해서, 썩어 문드러진 상처가 금세 낫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레지나는 듀크에게 말한다.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 미소를 보여주긴 힘들다."
하지만 이 대화가 오래갈 수는 없었다.
최강의 치프턴 앞에서 K캅스 대원들이 털리고 있다.
보다못한 K캅스 대장 종일은 듀크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듀크는 현장으로 급히 달려가려 한다.
가기 전 이렇게 말한다.
감정에 솔직해지자고.
그리고 최강의 적을 상대하는 것에 마지막을 직감해서 일까.
"안녕히 계십시오, 아가씨."
작별인사를 하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그 소리를 들은 레지나는 섬뜩한 느낌에 강변에서 현장까지 어마어마한 거리를 뛰어서 쫓아가기 시작한다.
듀크가 가세했는데도 상황은 최악.
치프턴은 두 체가 합체해 말 그대로 최강의 로봇이 된다.
K캅스 애니 시리즈 중에서 합체 치프턴보다 스펙이 더 뛰어난 로봇이 없으니 말 다한 거다.
분리 상태에서도 털렸던 K캅스는 합체 상태에서 진짜 복날 개 처맞듯 털리기 시작한다.
압도적인 스펙차.
K캅스 대원들은 물리적으로 부서지고, 무기도 떨어진 상황.
그러나 역전의 가능성이 있었다.
"파이어 제이데커."
그걸 알고 있는 데커드와 듀크가 대장 최종일을 설득한다.
파이어 제이데커만이 막을 수 있다고.
그러나 종일은 망설인다.
합체 성공률은 5만 분의 1. 설령 합체하더라도 둘 중 하나는 기억을 잃는다.
로봇에게 있어 기억을 잃는 것은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걸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종일이었다.
하지만 데커드가 일갈한다.
"내게 용기를 갖고 싸워나가자고 말했던 걸 떠올려 봐. 대장!"
데커드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종일을 "대장"이라고 부르지 않고 친근하게 "종일이"라고 불렀다.
그런 데커드가 종일의 책임감에 호소하는 상황.
그리고 종일은 결심한다.
"우리는 로봇 수사대야."
결심을 굳힌 종일이 합체 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레지나가 필사적으로 와서 합체명령을 말린다.
성공률이 극히 낮고,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하는 상황.
레지나는 이제 듀크를 잃을 수는 없었기에 온힘을 다해 막는다.
지금까지 완벽과 착함에 목숨을 걸던 레지나가, 오열하면서 감정적으로.
그 모습을 본 듀크가 레지나에게 말한다.
"그 눈물만으로 충분합니다, 아가씨."
감정에 솔직해졌기에,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봤기에.
그것만으로도 듀크에겐 큰 힘이 된다.
그리고 합체하기 전, 데커드와 듀크가 서로에게 다짐한다.
만약 둘 중 하나가 기억을 잃게 되면(=죽게 되면) 목숨을 바쳐 종일이와 레지나를 지켜달라고.
이 다짐 끝에, 두 로봇은 합체에 들어간다.
5만 분의 1이란 극악의 확률을 뚫고 합체는 성공했다.
그러나 누가 살아남았는지는 확신을 못하는 상황.
종일이와 레지나는 데커드와 듀크 중 누가 살아남았나 확인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