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만화보다 더한 남우주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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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웨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랜든 프레이저.
우리에게는 당연히 미이라의 그 상남자로 기억되는 배우지만,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그 시리즈는 오히려 브랜든의 몸을 완전히 망가뜨렸기에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 배우로서 치명적인 공백기를 가져야 했음.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 된 작품들도 B급 영화 수준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이혼한 전처에게 거액의 위자료 지급하랴, 자폐증 진단 받은 아들을 부양하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에
할리우드 영화 업계의 거물 게이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등 심신도 무너져버렸음.
배우면서 아예 카메라를 제대로 쳐다보1지 못했을 정도
그러다 타이탄, 둠 패트롤 등 기대작에 캐스팅돼 호평을 받아 예전 폼을 되찾아 가던 차에
이번 더 웨일에서 신들린 연기력을 보여 기립박수를 받는 등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작년부터 손꼽혔고
이번에 받음으로써 완전히 재기에 성공.
남우조연상의 키 호이 콴은 인디아나 존스 3편에서 해리슨 포드의 어린 조수 역할로 이목을 끌었고 대감독스티븐 스필버그도 눈여겨 봤지만
당시 은은히 존재했던 인종차별 때문에 아시아 배우로서 설 수 있는 자리는 없었고, 매일 오디션을 보고 전화를 기다리다 무통보 낙방을 당한 끝에 결국 꿈을 접고 무술 감독의 길을 걸었음.
그러다 아시아인들로만 구성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아 흥행도 성공하고 평론가도 호평하자 시대가 바뀌었음을 직감, 다시 한 번 오디션을 보는데
그게 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수십년 만의 복귀작 단 한 편으로 재기에 성공해 그대로 남우조연상까지 받는데 성공한다.
여기까지 보면 그냥 인간승리의 두 표본이었겠지만 이 두 배우는 사실
어린 시절 한 작품에 같이 출연해서 절친한 사이가 됐었지만 상술한 각자의 사정들로
아예 무너지거나, 다른 진로를 걷는 등 긴 시간 이별했었음.
그러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둘 모두 남우 최고의 상을 받게 되었고브랜든을 기억했던 키는 인터뷰를 하던 브랜든을 몰래 찾아와 놀래킴.
32년만에 만나자마자 서로 깊게 포옹하고, 그때 그 시절의 소년들처럼 행복해 하는 모습.
평범한 이들이라면 회복할 엄두도 못 낼 몰락을 겪었음에도 긴 공백기 후 찍은 복귀작 한 편으로 대박을 치고
화끈하게 재기한 두 친구가 32년 만에 만난다는 열혈소년만화 저리 가라할 이번 시상식은
크리스 락의 뺨따구를 때린 윌 스미스의 작년 시상식과는 다른 방향의 화제를 낳아 훈훈한 기사들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