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 국내 어린이 만화 중 미친 수위를 자랑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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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쯤, 어린이 만화 "무서운 게 딱 좋아" 시리즈가 한창 물올랐을 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했던 책 "악마의 바이러스."
이 책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가 절멸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 주 내용인데,
표지만 봐도 알겠지만, 이 책은 여러모로 고어하고, 내용 자체도 어린이가 쉬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난해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 책이 어떻게 어린이 만화 딱지를 붙이고 나올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기만 한데, 책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자면,
우선 의료봉사자로서 자이르에 온 의대생 무리들을 필두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충 이 근방은 흉흉하니까 몸좀 사려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도 좋은 뜻으로 왔으니 최선을 다하자, 이런 얘기들을 하다가...
자이르 반군의 습격으로 일행은 끔살당하고 만다
그래도 한 명은 살아남아서 허겁지겁 도망치는데,
살아남은 남자가 어느 지점에 달하자, 반군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부리나케 도망간다
그렇다, 그곳은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지역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 사실을 모르니, 도움을 구하고자 마을을 뒤적이기 시작한다.
악마의 형상처럼 생긴 에볼라 바이러스.
당연히 바이러스는 육안으로 볼 수 없지만, 독자들 편의상 이래 표현되었다.
바이러스에 의한 희생자가 아닌 반군들에게 살해당한 걸로 오해하는 주인공
남자는 그들의 만행을 공론화 시키리라 굳게 다짐한다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걸 모른채...
그리고 며칠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남자.
딱 봐도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게 보인다.
주인공에게 무작정 달려들어 질문 세례를 붓는 열혈기자...
바로 그 때,
남자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는 기자
돌연 남자의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하여 장기가 녹고 있는 것이다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바이러스를 사방팔방 흩뿌리는 남자
취재를 하던 기자가 특종감을 잡았다는듯 부리나케 카메라 앞에 서 입을 나불거리기 시작하는데,
어림도 없지... 바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실시간으로 사망 방송이 생중계 된다...
.... 이런 식으로 백 프로에 달하는 치사율과 잠복기간이 없다시피한 죽음의 바이러스가 세계전역으로 퍼진다는 게 이 만화의 내용인데,
결국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인류는 전멸하다시피 한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결국 백신을 개발하긴 하는데... 백신을 개발하던 마지막 연구원은 개발에 성공하자마자, 단 한명 분량의 백신만을 남겨두고,
바이러스가 발병하여 사망하고 만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 백신을 맞은 어떤 꼬맹이 한 명만이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가 됐다는 걸 암시하며 만화는 끝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가 사실상 절멸하므로서, 비로소 바이러스는 종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결말조차 꿈도 희망도 없다...
당시 어떤 경위로 이 책을 어린이 만화랍시고 출간할 생각을 하였고,
어떻게 이게 허가가 떨어졌는지 참으로 기이한 일인데,
걸걸한 아조씨가 된 지금도, 코로나 여파를 겪으며 이따금씩 이 책이 생각나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