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역사상 가장 천운을 타고난 만화
본문
는 은혼
초기만해도 시대극 + SF + 개그라는 해괴한 짬뽕
음담패설 완폐아 주인공과 구토하는 히로인과 안경이라는
스토리만큼이나 파격적인 주인공 파티에 거부감을 느낀 독자들이 많아 인기 저조.
점프 시스템에 따라 10주 후 짤릴 예정이었는데
당시 원나헌(블리치는 당시엔 아직 안 떴음.)을 이어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유희왕이 작가분의 병세로 조기 완결이 정해졌고
급하게 후임 만화를 찾고자 이것저것 투입했으나 은혼보다 재미없어서 밑바닥을 깔아준다.
그 결과 무려 인기 등수가 4단계나 올라감에 따라 연재 중단은 보류.
그렇게 단행본까지는 어찌어찌 나왔으나
하필 같이 나오는 게 신드롬까지 불러일으켰던 2000년대 최고 화제작 데스노트였으니
경쟁자가 경쟁자였던만큼 점프 측에선 안 팔릴 거라 생각해 은혼 단행본은 최대한 적게 찍어서 냈다.
하지만 데스노트를 사러왔던 독자들이 그 옆에있는 ※"불알"을 연상시키는 이 해괴한 만화를 보고 호기심에 집어갔고...
초판을 완매시키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은혼은 장기연재에 돌입 할 수 있었다.
덧붙여 원작자 고릴라는 이 일로 살짝 기고만장해져 2권 후기에서 편집부와 담당자를 깠다.
하지만 이러한 깡다구가 독자들에게 제법 호응을 불러왔고
자신감이 붙은 고릴라는 점차 각성하여 고유의 개성을 확립하여 성공적으로 팬층을 보유하여 연재를 이어갔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애니 제작까지 당도했고 제작사는 업계에서 굴지의 입지를 자랑하는 선라이즈가 맡게 된다.
하지만 애니 역시 원작이 그러했듯 대중에게 어필하기엔 다소 거부감이 있었기에 초기엔 부진했다.
그런데...
어느날 일본에선 인질극이 벌어졌고 전국의 방송국이 긴급 생중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력이 딸려(서 귀찮은지) 어지간해선 방송 편성을 안 바꾸는 TV 도쿄는 그러든가 말든가 예정대로 은혼을 틀었다.
근데 마침 당시 방영된 은혼 에피소드도 인질극을 다루고 있었고 실시간으로 인질극과 애니가 싱크로된 기가막힌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 기막힌 우연으로 제법 화제가 되자 사람들은 이게 뭔 애닌가 싶어 은혼을 시청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시청률이 상승한다.
거기에 애니건 방송 심의 건 개나 줘버리라는 고릴라의 노빠꾸 트롤링과
그러한 트롤링을 도전장으로 받아들여 정면으로 맞서는 제작진의 자강두병과 업계의 현실을 신랄하게 까는 블랙코미디,
초호화 성우들을 데려와 개드립, 섹드립, 쌍욕치게 만들기, 저작권 무시하며 패러디하기 등등의 미친 짓거리에 시청자들은 서서히 빠져들었고
그 결과 제법 괜찮은 시청률과 높은 DVD 판매량(당시에도 지금에도 소년점프 애니 압도적 1위)에 힘입어 장기방영이 확정된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계속해서 생존해온 은혼은
인기가 팍 식어 니세코이, 토리코, 블리치와 더불어 퇴물 사천왕이라 불리는 와중에도 가장 오래 버티다
코치카메(200), 원피스(104~), 죠죠(주간 연재 기준 80) 다음가는 77권까지 연재하고 그 길고도 가는 명줄을 놓게 된다.
인생사 새옹지마란 이런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