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엠)풍설의 지원회화가 가진 재미를 알아보자
본문
이번 만자천홍으로 후속작이 발매되게 된 풍화설월.
한국에 파엠을 알린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은
지원회화라고 하는, 동료 캐릭터와 인연을 쌓고, 동료 캐릭터들 끼리도 인연을 쌓는 시스템이 존재.
뭐 쉽게 말해 미연시 등에 나오는 호감도다.
아무튼 이게 있어서 동료들끼리 대화나 지원회화 레벨이 오를 때 마다 바뀌는 관계양상도 재밌는데.
개중에 좀 재밌는 케이스가 바로 이 징징이 같이 생긴.
마치 영애물이나 이세계물에서 초반에 깨지는 삼류귀족 같이 생긴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라고 하는 녀석이 있다.
이 녀석은 어려운 이름 그대로 귀족으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주 어쩌구 하면서
귀족다울 것을 중시하는 뭐 알고 보면 나쁘지는 않은 그런 녀석인데
귀족답게 후손을 챙겨야 한다며 여성들에게도 추파를 많이 던지는 타입인데(뭐 옆반의 실뱅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로렌츠가 같은 반 여성들 끼리 어떻게 엮이냐면.
사실상 금사슴반의 존재이유..라고 하는 힐다 발렌틴 고네릴과는
처음엔 갸루같은 힐다가 로렌츠 등쳐먹으려고 전부 떠넘기고는 하는데
되려 로렌츠는 진지충이라 저걸 다 귀족이자 남성인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거뜬히 해치운다.
그런 모습에서 힐다는 점점 로렌츠를 다시 보게 되고 나중가면 서로가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인싸커플이 된다.
금사슴반 존재이유 2번째라고 할 수 있는 리시테아와는
처음엔 거의 틱틱대며 사이가 정말 안 좋음,
리시테아는 자신의 가문도 미래도 싫어하며 비관적이고(이건 캐릭터의 사정상 어쩔 수 없음)
로렌츠는 반대로 미래지향적인 성격이라 맞물리지가 않음. 거의 리시테아 쪽이 극혐할 정도로 싫어하는데
점차 사이가 가까워지고 로렌츠가 리시테아의 사정을 알게됨에도 그녀와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고
되려 자기가 어떻게 하겠다며 리시테아를 설득하고 여기에 그녀도 수락하는,
병약한 여성을 귀족풍 남성이 책임지는 신데렐라 스토리 같이 전개됨.
소심쟁이지만 외모 하나만큼은 금사슴반은 물론 다른 반에서까지 알려진 마리안과도
거의 상극처럼 로렌츠는 기가 센데 마리안은 그렇지 못하기도 하고.
로렌츠는 마리안의 외모만 보고 다가오는 듯해서 마리안은 처음에 그를 거부해온다.
허나 로렌츠는 되려 마리안의 매력이 외모 뿐만이 아니라 성격이나 행동등에서도 온다고 자각하고
마리안이 극혐하는 지금의 자신을 그 특유의 거만한 성격으로 인정해준다.
이에 마리안도 점점 마음을 바꿔가는 방식이 마치 오타쿠 재녀를 꼬드기는 인싸 같아서 구도가 재밌다.
금사슴에서 인기 없기로는 이그나츠, 라파엘과 자웅을 겨루는 레오니의 경우
레오니의 신분이 평민이고 레오니는 귀족을 극혐하는지라 처음엔 티격태격하기도 했는데
차츰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로렌츠는 다른 귀족들과 다른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보여주고
로렌츠는 로렌츠 나름대로 레오니의 털털하고 신분을 신경쓰지 않고 개인과 동료를 신경써주는 모습에
점차 빠져가는, 마치 재벌 3세가 운동녀에게 빠지는 듯한 순정만화 전개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1명의 캐릭터가 누구와 엮이는지에 따라 다른 재미를 보는 것도 가능해서
지금도 풍설을 다회차 돌리는 유저가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지원 회화가 정말 재밌다.
뭐..연출은 그냥 인형놀이에 컷신 하나 제대로 없긴 하지만..
그럼에도 인상에 남을 정도였다면 정말 재밌었다는 거고
풍설의 후속작인 만큼 만자천홍도 지원회화 퀄리티가 높기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