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 HF루트의 에미야 시로는 다른 루트보다 성숙하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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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두 루트보다 모순에 빠져 정신병적 파멸원망이 심화된 상태다 = O
시로가 직접 말했듯이 에미야 시로라는 인간은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순간부터 자신을 죄인이라고 여김.
화재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라던 살아남고 싶다는 소원이 나 혼자만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사고방식이 근간.
그렇기에 죽어간 사람들이 바라던 소원이 헛되지 않도록, 자기 목숨은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데 써야 한다는 게 작중 에미야 시로의 정의의 사자라 칭해지는 정신병의 근원이 되는 사고임.
이는 HF에서 사쿠라에게 말한 "빼앗은 이상 책임을 져야 해."와 일치함.
근데 그럼 그 정의의 사자를 포기했으니 HF는 인간성을 회복한 게아니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포기해서 더 박살나는" 상황이었음.
시로는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상태임.
그렇지만 HF는 사쿠라를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을 저버리는" 선택을 해버림. 이 상황에서 사쿠라가 "자의로 사람을 죽였느냐"라는 논제는 의미가 없음. 이미 사람은 사쿠라에 의해 죽었고, 정의의 사자로서 사쿠라는 악이거든.
시로는 그런 사쿠라를 지키겠다고 맹세하면서, 그 맹세를 "배신"이라고 표현함. 자신의 삶의 이유, 자신이 "살아도 되는 이유"를 저버리는 선택이거든.
그 순간부터 시로의 심리묘사는 자신이 겪는 고통을 전부 "벌"이라고 받아들이는 면모가 강해짐. 이제 자기는 "살아서는 안 되는 죄인"이니까. 이왕 죄에 짓눌려 터져죽는다면, 사쿠라의 죄도 끌어안고 죽고 싶어 하는 게 HF의 시로의 상태.
물론 그 상황에서 시로에게 "살고싶다"는 원초적 인간성을 끄집어내준게 이리야라서 이리야가 진히로인인 루트가 맞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