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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모모코: 비가 오는 날은 정말 싫어.novel

Anonymous | | 조회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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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내리고 있네……"

사무소에서 가까운 촬영장 문을 열어보니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도착할 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설마 이렇게나 많이 내릴 줄이야.

"운이 없네..."

최근에 산 신발을 힐끗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라며 가방에 넣어둔 접이식 우산을 꺼냈다, … 꺼내려고 했다, 꺼낼 수가 없다.

가방 안을 들여다보며 찾아보았다.

손수건이랑, 휴지랑 대본, 수첩이랑, 지갑, 그리고 필통.

아무래도 접이식 우산을 챙겨오는 걸 잊어버린듯 했다.

"하아…"

오늘은 이대로 퇴근할 예정이었으니 누군가가 데리러 와줄 사람도 없을테지.

대여 우산을 빌려야겠다고 생각하니, 공교롭게도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빌려간 상태였다.

몇 번인가 계속 한숨을 쉬었다.

한숨을 계속 쉰다고 해서 그치지도 않겠지만서도, 한숨을 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시 비 오는 날은 싫어.

특히 이렇게 저녁이 되어서야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날은 더더욱.

이런 이야기를 이쿠랑 타마키에게 말해주면

"맞아맞아! 비가 오면 빨래도 잘 마르지 않아-라고 우리 엄마도 말했어"

"타마키도! 밖에서 놀지도 못 하고 말이야, 방 안에서 놀면 혼나기도 하고"

라 하겠지.

아마 대개 사람들은 그럴거야.

근데 모모코가 싫어하는 이유는 그런 이유가 아니야.

아니 물론 곱슬머리라서 비 오는 날은 항상 힘들다던가 하지만, 그런 이유는 아니고.

그 때 생각이 나서.


 



그 때 모모코도 이렇게 갑자기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지.

아역배우 시절 소속했었던 사무소나 학교에서나 어디서 보든 그 회색은 변하지를 않았어.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사무소나 학교에서도 다른 아이들은 모두 엄마나 아빠가 마중 나왔었지.

근데 모모코만 그런 일이 없었어.

한참 더 어렸을 때에는 그러기도 했지만, 모모코가 아역배우로 알려지기 시작하고 나서는 그런 일은 없어졌어.

그래서 그런가?

모모코의 집에는 우산만큼은 많이 있었어.
기다려봐야 아무도 마중 나와주지 않아 서둘러 편의점까지 달려가서 산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고 귀엽지도 않은 비닐우산이.


그리고 집에 놔두고는 다시는 쓰지 않아.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어 우산은 점점 늘어나가는데,
우산이 늘어나도 아빠랑 엄마는 신경도 쓰지 않았었어.


다시 생각해봐야 점점 우울해질테니 "좋아!" 하고 뺨을 찰싹 때렸다.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입구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돌아 막다른 곳까지 계속 달려간 다음 왼쪽에 있어.

신발은 물론이고 옷도 더러워진다든가 하는 생각은 지금 하지 말자.

좋아. 준비-

"모모코~"

맥빠진 목소리가 모모코를 불렀다.

그 소리에 온 기운이 빠져나갔다.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우산을 쓴 오빠가 있었다.

오빠가 모모코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왜 그래, 오빠"

"너 우산 갖고 있나 해서. 나갈 때 우산을 안 들고 있었기도 했고."

"……접이식 우산, 챙긴 줄 알았는데"

"없었구나"

"응"

"그러면 역시 마중 나오길 잘했네. 여기 이 우산 써"

그렇게 말하며 오빠는 모모코에게 우산을 내밀었다.

크고, 까맣고, 무거워.

귀엽지도 않고 특별하지 않은 우산이지만, 그래도 여태 우산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

그런데...

"오빠야, 이 우산 하나 뿐이지?"

"그런데?"

"모모코가 이걸 쓰면 오빠는 어떡하려고?"

"……아"

정말로 조금 멋지다 싶으면 꼭 이런다니까.

"사무소까지 돌아가서 거기서 우산을 빌려야겠네. ……빨리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속에서 우리들은 우산 하나에 의지하여 걷기 시작했다.

"오빠, 다음에는 제대로 확인하도록 해"

"너한테만은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은데"

"시, 시끄러워"

"그건 그렇고, 더 가까이 붙어. 봐, 젖고 있잖아"

"……으, 응. 고마워……"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오빠에게 붙어서 걷고 있어.
이런데도, 두근거리는 건 모모코 뿐이야.


어린 아이 취급하기는, 정말.
언젠가는 꼭 두근거리게 할테니까.

비 오는 날은 싫어.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마중 와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조금 좋아졌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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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응윽응으으윽 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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