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가지고 사무라이물을 만들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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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메모리는,
건담 시리즈내에서도 가장 평가가 극과 극으로 변한 작품이라고 할 수있다.
시대를 앞서는 작화와 연출, 그리고 멋진(?) 가토의 모습덕분에 90년대에많은 인기를 끌었고,
그리고 그 잘못된 사무라이 정신으로 인해 이후많은 비판을받았다.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가이러한 엇갈린 평가를 받는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왜냐하면기본적으로 0083은 건담을 배경으로 만든 사무라이 활극이기때문이다.
일본 역사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던사람이라면, 일본의 그 "사무라이 정신"을 이야기할때
가장 많이 예시로언급되는"추신구라"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이 추신구라의 스토리는, 간단히말해서
모종의 이유로 주군이살해당함-> 부하들은 박해를 받고 쫓겨남 -> 부하들은 이후 오랜 세월동안 잠적하여 계획을세움
-> 마침내 기회가 오자뿔뿔이 흩어졌던 부하들이 모두 모여주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돌격함
그렇다. 이 스토리는 조금만 바꾸면 0083의 스토리와 거의 완전히일치한다.
물론, 추신구라 자체가 엉망인 것은아니다. 그 시대는 그런 시대(사무라이에게 억지에 가까운 충성을 강요하던 시대)였고,
심지어 사무라이들의 싸움에 평민이 잘못 칼을 맞고 죽었어도미화되던...미개한시대였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을 감안하고 본다면, 추신구라는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활극으로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0083은, 이러한 "사무라이 활극"을 현대에서, 그것도 건담에서 재현했다는것에 큰 문제점이 있다.
건담은 일본의 메이저애니메이션중에서도가장 크게, 그리고 가장 꾸준하게 전쟁을 반대해왔다.
그런 건담 시리즈에"사무라이 정신"은도저히 맞지않는다.
그러나 0083은 아무 생각없이(혹은 의도적으로), 건담에 잘못된 사무라이 활극을집어넣었다.
만약 0083이 건담이 아니라중근세 시대를다룬 사무라이 활극으로 만들어졌다면,
조금 병맛같기는해도 "그 시대는원래 그러긴 했어"라면서 "잘 만든 사무라이 활극이네"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데라즈 플리트의 도저히 구제할 수없는 작전 역시 "사무라이 활극에서 흔히 나오는 마지막 돌격"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토의 모습 역시 "병맛같지만그래도 사무라이는 원래 저랬어"라면서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안타깝게도,그리고 분명하게도,
시대를 잘못 골라서잘못된 사무라이 활극을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