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바) 기억을 팔아서 생긴 비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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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왕 관련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2008년에 나온 실험적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아방가르드한 느낌이 강한 애니임.
지금은 3화까지 봤는데,
대충 인간의 기억을 추출해서 물질화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뿌린 왕이 존재하고,
그 덕분에 해당 세계관의 인류는 기억을 칩으로 바꾸고 새로운 몸으로 바꿔나감으로서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살게 되었다.... 라는 스토리에서 시작하는데,
당연하게도(?) 실제로 영생이나 더 나은 몸 등 이 능력의 혜택을 받는 건 부자들이나 귀족들 뿐이고,
대부분, 특히 가난한 사람들은 기억이 보존되면 죽지 않은 거나 다름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살해 당하거나,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건강하거나 아름다운 육체를 지녔어도돈이 없으면그 몸을 돈이 많지만 못생겼거나 건강이 나쁜 부자한테 몸을 팔아서 생활을 이어나가는 사회가 정립되어버림.
에피소드 3가 특히 이런 사회의 비극을 그리는데,
쿠로니코라는 귀엽게 생긴 비눗방울 팔이 소녀가 있음.
말그대로 비눗방울을 부는 데 필요한 비눗물하고 불어서 방울을 만들 수 있는 호리병 혹은 피리 비슷하게 생긴 물건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나감.
왠지 고아나 할 법한 돈벌이인데, 얜 사실 가족이 있음.
엄마는 얘가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고, 이모와 사촌들하고 살고 있는데,
이모하고 사촌들은 얘를 언니가 덜컥 맡기고 죽은 애라며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음.
특히 이모는 얘 때문에 원래 특기였던 피아노 연주 실력이 포함된 행복한 기억을 팔아넘겨야 했다면서 속으로는 얘를 미워하고 있었음.
여담으로 이모의 양팔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수임.
탈부착하는 타입이라 잘 때는 이런 식으로 벗어두고 잠.
이모는 쿠로니코가 비눗방울 팔이 따윌 해봐야 집안 살림에 도움이 안 되니까
나중에 좋은 몸을 사주겠다며 쿠로니코에게 육체를 팔아넘기게 하고.....
그 돈으로 다시 자신의 행복한 기억을 다시 사들여서 자신의 머리 속에 주입함.
그런데 그 날 밤, 행복한 기억을 되찾았을 터인 이모는 가위에 눌려서 고통스러워하고,
연주 실력을 되찾았을 만큼 기억이 정착되자 야밤 중이지만 깨어나서 간만에 피아노 연주를 시작함.
그리고 행복한 기억이 완전히 떠오르자, 의외의 사실이 드러나는데....
사실 이모는 언니와 조카인 쿠로니코와 상당히 사이가 좋았음.
특히 집에 있는 커다란 피아노는 사실 이모, 쿠로니코의 엄마, 쿠로니코가 합주를 하기 위해 샀던 물건.
또한 중노동을 하다가 양팔을 잃고 투박한 의수를 장착하게 되는데, 의수 다음으로 산 것이 쿠로니코가 신고 있는 장화였음.
그런데 남편 사후에 본인 벌이만으로는 쿠로니코와 자기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데 힘들어서, 어떻게든 더 잘 키워보겠다고 행복한 기억을 팔았는데....
그 기억 속에 언니와 조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기억이 들어있었던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