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화봉요원 액션 연출의 장점이자 단점
본문
관우
여포
장비
마초
"막강한 무력을 가진 한 사람"이 "대군"을 상대로 날뛰는
그런 일당백, 일기당천 묘사는 제법 잘 나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무예를 쓰는 것도
나름 디테일하게 구분되게끔 묘사하기도 하고.
사실 삼국지 만화 타이틀 떼고 고전액션으로 봤을 때 차라리 훌륭한 만화이기도 함.
문제는
이게 개인 대 군단이 아니라 군단 대 군단이 되면
전략전술, 작전행동의 디테일보다는
걍 공중에서 크게 찍은 한컷 보여주고 나레이션으로 때우는...
약간 좀 맥빠지는 연출로 가는 빈도가 늘어남.
심지어 공중 시점의 컷이라는 것도
그저 개미떼같은 병사들 와글와글한 걸 보여주는 정도에 그치고
부대 단위의 움직임이 어떻게 되고, 그게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런 걸 좀 알기 쉽게 보여주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음.
즉 화봉요원의 전투신은
규모가 최대한 작아져야 재미와 긴박감이 좋아지고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밋밋하고 느슨해지는 구조인데
어쨌든 근본이 전쟁물, 군담물인 삼국지 컨텐츠로서는
장점... 이라고 쉽게 말하기 좀 그렇긴 하지.
삼국지 최고 이벤트인 적벽대전이 노잼이 돼버린 것도
이런 장단점과 무관하지 않기도 하고.
한국 기준 최신권인 56권이 유비의 형남4군 정벌전인데,
정사든 연의든 적벽에 비하면 형편없는 스케일의 전쟁이지만
역설적으로 화봉요원 한정 적벽보다 더 재밌고 긴박한 건
세력 대 세력, 군단 대 군단의 정통 전쟁씬이 아니라
군대는 병풍이고 1대1에 집중된 관우 대 황충의 연출,
혼자 잠입해 들어온 장비와 자객 위연의 1대1 대결이
적벽보다 훨씬 작은 스케일이지만 오히려 작가의 연출력은 빛을 받는...
그런 구조라서 더 그런 면도 있겠음.
문제는 연의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삼국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용맹한 맹장"의 비중은 줄고
제갈량, 사마의, 육손같은 지략가형 대장들의 병법 대결로 바뀌는데
화봉요원 특성대로면 이런 양상이 과연 득이 될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