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다보고 TV판 다봄
본문
에반게리온에 대해 거의 모르고 살다가
최근에 어쩌다가 신극장판 --> TV판까지 봄.
--엔딩에 관해서--
신극장판은 대충 그나마 알기 쉬운 엔딩이였던 거 같음. 아내를 다시 보려는 남편, 있을리 없는 허수공간. 허수공간에서 어떻게든 어머니의 도움, 에바가 없는 상처받지 않는 세계로 리셋.
물론 도라에몽처럼 나타나는 안경녀의 조력이 영 미덥진 않긴 해도 점점 자신과 배경의 경계가 사라지다가 생겨나는 연출 간지가 있으니..
반면에 그 다음에 본 TV판 엔딩은 혼란하기 그지 없었음. 특히 마지막 2~3화에서 자꾸만 쓰이는 이전 장면 뱅크씬의 화면전환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주인공을 몰아붙이는 연출은 처음에는 꽤 긴장감 있게 다가왔지만 엔딩 직전까지 그러니 오히려 졸려오는게..
그리고 그 대망의 오메데토 엔딩. 와.. 여기저기서 패러디 됬던 이 엔딩이 이런 과정으로 나왔구만 것참.
마지막 사도를 잡고 이제 마지막 시퀀스가 진행되나 했더니 끝없는 자아 성찰 끝에 이 오메데토 엔딩으로 끝나다니.
지금의 나에겐 엔드 오브 에바 극장판이 남아있다고 쳐도, 그 당시 이걸 실시간으로 지켜본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였을지 상상이 됨.
대충 스즈미야 하루히 엔드리스 에이트를 실시간으로 매주 지켜봤을때의 그 심정하고 비슷하지 않았을고.
--캐릭터들에 관해서--
신극장판만 봤을때는 아스카랑 안경이랑 페어로 끝났을때 왜 그렇게까지 난리가 났는지 이해가 잘 안 됬지만, TV판을 보면서 아 이렇게 시청자의 아스카에 대한 애정이 형성되었겠구만 하고 이해한듯. 이런다음에 그러면 그거야 뭐 그렇겠지... 반대로 TV판에선 레이는 크게 부각되진 않았던듯 싶은데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구만.
좀더 만화적인 캐릭터들과, 그리고 옛날 감성적인 "남자잖아" "여자잖아" 대사들이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함.
근데 그 펭귄은 대체 뭐였던 걸까...
--음악에 관해서--
음악들이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시작해서 지금 들어도 좋은데 그때는 문화충격이였으려나. 중독성도 가득해서 이제와서 천사의 테제 멜로디가 입안에 계속 맴돌고 있어 큰일임.
옛날에 들었던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주 듣던 효과음이 에바에서 자주 나오는 거 보고 아 이게 여기에서?하고 아는것도 즐거웠음. 방송계에 에바 덕후가 참 많았구만.
--로망에 대해서--
거대로봇, 기계도시, 일일히 복창해가며 여러 사람이 일사분란하게 작전을 진행, 싱크로율,AT필드, 허수공간, 근성,극악의 작전성공확률, 등등
로망이란 로망이 다 있어 가슴 뜨거워지게 하는구만.
--종합감상--
이거 학생때 봤으면 큰일났겠구나 하는 감성+스페이스 오딧세이 보면서 아 이거 어디서 봤는데 하는 것과 같이 창궁의파프너나 천원돌파 그랜라간이 생각나던 여러 작품의 모티브가 된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