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자머신 볼테스 V - 볼테스 V의 노래
본문
1화부터 보아잔 선봉군을 이끌고 지구 침공 직후 해상 모처에 침략 사령부 겸 수사 생산기지인 지저성을 설치하고,
수사와 이동요새 스컬크를 동원해 지구 전역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몰아넣는다. 과거를 후술하겠지만
여러모로 샤아 아즈나블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 침공시 데리고 온 장군 루이 쟝갈, 참모 리이 캐서린, 박사 드 즈루의 3명의 보아잔 성인을 측근으로 두고 있다.
후반부에서 비밀이 밝혀지는 본작 최대 반전의 주인공. 라 고르, 즉 고우 켄타로와 로자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다시 말해 고우 형제에게 있어서는 이복형.
27화에서 하이넬은 자신의 부친이 보아잔을 배신하고 죽었다고 알려진 "라 고르"라고 말하고,
28화에서 라 고르=고우 켄타로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때문에 웬만한 시청자들은
이 시점에서 하이넬과 고우 형제들이 이복형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라 고르가 르 잔바질의 모략에 휘말려 노예로 전락하면서 로자리아와도 헤어지게 되었는데,
이 때 로자리아는 이미 아이를 가진 상태였으며 하이넬을 낳은 지 얼마 안되어 세상을 떠났다.
일찍 어머니를 잃은데다 아버지가 제국의 반역자라는 이유 때문에 주변에서 조롱당하며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잔바질이 "혈육으로서의 정을 생각해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발탁하자 감격하여 그 때부터 진심으로 잔바질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지구 정벌 명령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출신 성분 때문에 여전히 귀족들한테선 무시당하면서도,
황제한텐 눈엣가시였던 탓에 황제의 수하인 귀족들에게 갖은 트집과 무시를 당하는건 물론
볼테스 팀과의 전투 중에도 뒤통수를 치는 암약에 휘말리는 등 볼테스 팀 이상으로 아군 세력에게 제대로 시달렸다.
그래도 그나마 충성스러운 부하인 쟝갈과 캐서린 덕분에 위기를 넘기는 모습도 보인다.
보아잔 본성에서 감찰관이 파견되어 성과가 없음을 질책하거나 자신조차 정체를 몰랐던
고우 켄타로의 사이보그를 파견하는 등의 일을 겪으면서 자신이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이따금 의심하기도 했고,
급기야 드 즈루가 반기를 들었으나 그럼에도 보아잔을 향한 충성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즈루를 대신해 파견된 드 베르간이 처음부터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실패를 눈감아 주고 새 측근으로 삼는 아량을 보였다.
그러나 볼테스 V와의 전투 와중, 베르간과 그루루가 볼테스로부터 켄타로를 따돌리는 대신 지저성의 소재를 노출시키고
수사 공장을 폭파시킴으로서 불의의 기습을 받고 그제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지구 침공 사령관에서도 해임한다는 잔바질의 명령까지 전해듣고서는 깊은 좌절에 빠졌으나
쟝갈의 희생을 목도하고 최후까지 볼테스 팀과 싸워 명예를 지키려 한다.
하지만 하이넬의 생명을 염려한 캐서린의 조치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수면 상태로 보아잔 성에 귀환했다.
하이넬이 보아잔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전황은 기울어 보아잔 성 전역이 혁명의 불길에 휩싸인 상태였다.
가지 말라고 붙잡는 캐서린을 뿌리치고 수도로 말을 달려 도망치기 바쁜 귀족들에게 긍지를 지키자고 역설했으나 소용이 없었으며
그 와중 캐서린마저 잃게 된다.결국 홀로 남게 되자, 보아잔 고대의 전설에 의지해
신상 안에 봉인된 수호신 고돌에 탑승하여 볼테스 V와 결전을 벌이기에 이른다.
분전 끝에 고돌이 쓰러지자 고우 켄이치에게 단독 결투를 신청해 막상막하의 검투를 벌이나,
하이넬이 지니고 있던 어머니의 유품인 단검을 알아본 켄타로로부터 자신이 누구의 혈육인지 알게 되고 경악해 싸움을 멈추고 주저앉는다.
이 때 켄타로가 설명해준 단검에 있던 비둘기 문양을 보고 전후의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은 본작의 극적 요소에 정점이라 할 수 있을 연출.
그리고 자신의 출생을 저주하는 것이 아닌,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형제끼리 피로 피를 씻는 싸움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며,
몰랐다고는 하였지만 형제인 켄이치에게 칼을 겨눴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 실성한 르 잔바질이 나타나자 보아잔 황제의 체통을 지키라고 외치지만,
되려 자신에게 지구 침공의 잘못을 떠넘기는 르 잔바질에게 결국 분노가 폭발.
어머니의 유품으로 간직하던 그 단검을 던져 죽이는데 잔바질이 쥐고 있던 폭탄이 터지면서 켄이치를 구해주지만,
자신은 황금성의 붕괴에 휘말려 아버지와 이복 동생들의 애타는 호소를 등진 채,
애절하게 눈물을 흘리며 켄타로를 아버지라 부르면서 불길 속으로 모습을 감추며 최후를 맞았다.
미형 악역의 계보를 잇는다는 점에서 가루다의 포지션을 물려받은 캐릭터라 할 수 있겠지만,
초중반에 성격 묘사가 정립되지 않아 오레아나에게 의존하는 찌질함 아니면 반항적인 모습만 주로 강조되었던 가루다나
부하들을 이용하기만 하려다 허망하게 최후를 맞는 쟈네라와 달리
앞뒤로 적과 맞선 상황에서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고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도 최후까지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는 점 등등으로 인해
미형 악역의 상을 본격적으로 정립했다고 볼 수 있을 캐릭터.이후 종반부에서는 (볼테스 팀의)실질적인 마지막 상대로서 활약했으며 볼테스 팀원들보다도 자신의 상황에 고뇌하는 묘사가 더 많이 들어가는 등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이라 파악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면, 본작의 메인 빌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은 그들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는 것이다.가루다나 리히텔이 인성적인 면모에서 하이넬보다 악한 면이 많았지만 후반에 자기 나름의 해답을 찾고 그걸 관철하면서 죽은 반면, 정작 그 둘보다 악한 면모가 적었던
하이넬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믿어왔던 가치관 전부가 무너지는 것을 실감하며 쓸쓸하게 죽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이넬도 악행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몰랐다 하지만 이복형제들의 친모인 미츠요 박사와 스승인 하마구치 박사를 도중 죽게 했고,
목숨을 부지한 부하들을 처형하거나 그 외에도 지구와 보아잔의 전쟁에 분명 책임이 있는 전범이다.
필리핀 실사판 드라마 볼테스 V 레거시에선 드라마 볼륨이 늘어난 설정으로 자세한 과거사나 리이 캐서린(잔드라)와의 진한 스킨십도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