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즈카) 이상한 렉카 유튜버때문에 잘못 알려진 상식
본문
데즈카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박살내서
저임금이라는 말이 있는데 반만 맞는 말이다.
데즈카가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박살냈다는 건 관점에 따라 맞고,
일단 데즈카 오사무가 세운 무시 프로덕션은
애니메이터들 대우에 힘썻는데
토에이 애니메이션 급료의 2배를 줬음.
심지어 다음년도에 토에이의 3배를 주는 걸로 올렷다.
심지어 당시를 조사한 일본 기사를 보면,
애니메이터가 너무 박봉이라 자가용 차를 꿈꾸지 못했는데
무시 프로덕션은 평사원급에도 자가차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음.
그리고 사고를 치거나 일을 대충 해도 안 자르는 걸로 유명.
(그만큼 대우가 좋았음.)
어느 정도 대우였냐면 "아라키 신고"처럼 만화가가 꿈이던 사람도 접고 애니메이터로 목표를 잡을 정도.
심지어 토에이 동화 사람들도 비밀로 하고 이 회사 외주를 받았음.
전체적으로 저 시대에 애니메이터가 받는 돈을 올려놓는데 일조함.
오히려 1960년말부터 1973년 파산에 이르는 적자가 쌓인 것에는
인건비, 제작비로 인한 이유가 있음.
다들 간과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 무시 프로덕션의 활약 때문에
애니메이터들 임금이 오르는 시기였고
전 가이낙스 사장은 무시프로덕션 시절에는 애니메이터는 고임금 직종이었다고 언급함.
자, 여기서부터 데즈카가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망쳤다는 이유가 나오는데
일단... 애니메이터들 챙겨주면서 파산하면서
높은 임금으로 애니메이터를 굴리면 파산이라는 전례를 만든 회사중에 하나가 되었음.
두번째,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유행.
당시 신생 애니회사였던 데즈카는 방송국 납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낮은 단가로 애니메이션을 납품했음.
(물론 공식가보다 뒤로 더 받긴 했다고 함.)
자, 그럼 경쟁사들을 이긴, 그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수준은?
(1분 40초 정도부터 보시면 됨)
보다시피 초당 2~3 프레임, 액션 장면만 8프레임의 저가애니였음.
당연히 애니메이션 제작 단가가 획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음.
다만 이렇게까지 데즈카가 쇼부를 안 쳤으면 높은 애니 제작단가 때문에
방송국들이 차라리 드라마를 밀자, 식으로 고민하던 시기였음.
(아톰의 경우 액면가 50만엔, 나중에 150만엔~500만엔까지 늘어났다고 함)
물론 데즈카도 그걸 알기에 제작비를 계속 올림.
애니메이션 업계도 계속 제작비 투자가 늘어나긴 함.
(30~50만엔에서 나중에 편당 1100만엔 이상까지 늘어남.)
다만 무시 프로덕션 초기에는 리미티드 애니가 유행이었기에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애니다운 애니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최악의 빌런이었음.
즉, 데즈카는 일본에서
질을 낮춘 대신 애니를 대중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매체로 만드는데 성공함.
그리고 데즈카도 스타트만 이렇게 끊었지,
애니업계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매년 오름.
득과 실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낮은 가격에 애니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시키고
애니메이션 직종 대우를 올려서 애니메이터를 고임금직종으로 바꾼 게 데즈카.
심지어 지금 캐릭터 굿즈로 이득을 내는 방식은
데즈카가 유행시킨 방식인데
애니메이션 회사와 애니메이터 이득을 위한 방식인데 후대에는 기형적으로 변함.
애들이 "와, 우리가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제작위원회로 옮아매서 하청을 주면 되겠구나?"라고 작심했거든.
심지어 이 회사들은 프리랜서를 선호함.
그리고 후기에는
그 굿즈 이득 독식에 얘도 참가함.
(일본 애니메이터들도 이런 이야기 많이 함.)
반대로 데즈카의 무시 프로덕션처럼
프리랜서가 아니라 애니메이터 대우를 어느 정도 해주면서,
데즈카의 무시 프로덕션 고용/대우 방식을 승계한 회사가 있는데
"쿄토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데즈카처럼 일 안 하고 편하게 놀 수 있다거나,
동종업계 3배까지 임금은 아님.
요약
1. 데즈카는 애니메이션 회사로서 대우는 엄청 좋았음. 급료도 경쟁 업체 2배.
사고 쳐도 안 자르고, 1년동안 일 안해도 안 자를 정도로 대우 좋음.
(거기 다니는 사람들이 비싼 차를 몰고 다니기 일수고, 고위 경력직들은 애니메이션 회사 차릴 돈을 모을 정도)
오히려 애니메이터 대우를 올려 놓음.
2. 다만 데즈카가 이랫던 건 캐릭터 상품 수익, 엄청 낮은 저질 퀄리티로 가능했던 것.
(현대에는 불가능. 당장 초당 3프레임으로 애니납품하고 애니메이터 월급이나 수당 더 챙겨주면 애니가 팔리겠음?)
3. 데즈카 방식을 보면서 우리도 캐릭터 상품 판매하는 대신 만들 때 출자해서 리스크를 줄이자는 제작위원회 방식을 도입.
그 순간부터 애니메이터들 대우가...
4. 이게 데즈카 탓임? 아니면 데즈카 무너질 때 저임금으로 굴리는 시스템을 확정시킨 토에이랑 선라이즈 탓일까?
p.s. 그것과 반대로 데즈카의 대우는 그 시절이나 현대나 불가능한데
돈이 부족할 초창기에는
자기 만화 수익을 전부 스태프들 월급으로 환원했기에 가능한 방식이었음.
(성격이 괴팍하시긴 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정말...)
드래곤볼 작가나, 원피스 작가가 자기 고료를 전부
자기 애니메이션 만드는 스태프들 월급에 전부 환원해서 임금을 올린 거랑 동일.
진짜 말도 안 되는 방식임.
문제는 이렇게까지 애니메이터 대우해주고 임금을 올렸는데
후대에 이상한 유튜버 렉카때문에 한국에선 이상한 취급 받는 게 아쉽.
p.s.2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어떤 회사가 같은 동종업계 평균 임금 3배를 줬는데 옆에서 "네가 이렇게 줘서
우리 업계가 미래에 저임금으로 망했다"라고 외치는 건 우습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