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586화 간단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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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봉요원 586화, 이익과 손해는 한 이웃하니.
나레이션 : 禍與福同門, 利與害爲隣
화와 복은 같은 문을 두고 드나드니 이익과 손해는 한 이웃하는 법이라.
부성(涪城) 동문(東門)쪽. 유비가 파견한 병력이 수비를 돕도록하는 미명하에 동문쪽 수비를 접수하려 하는데, 원래 수비병력들은 부성(涪城)이 정해놓은 규칙이라며 완강히 거부한다. 쓱 훑어보니 병력도 적은 곳이고 장악 못한 곳은 동문 하나 뿐이라 이윽고 포기하고 물러난다.
허나 이는 장임이 계획해둔 것으로, 유비군이 사라지자 마자 동문을 열고 고패(高沛)&양회(楊懷)군을 불러들인다. 일군의 기병부대는 회담장소로 곧장 직진하고, 나머지 부대는 성 바깥에 위치한 황충군을 틀어 막은 상황.
방통은 현재 벌어진 상황- 유비군의 장악이 실패, 장임군의 회담장소 포위- 을 눈치챈다.
방통 : 將軍一點也不擔心,
장군께선 하나도 걱정할 게 없지.
방통 : 想必, 在外部隊已回
바깥 부대가 이미 돌아왔나 보군.
방통 : 而涪城內應則藏於民居多日, 伺機開門
그리고 부성의 민가에 내응측을 오랫동안 숨겨두고는 문을 열 기회만 노렸고 말이야.
방통 : 看來我不在, 主公終也疏於防範了
내가 없는 사이에 주공께서 경계를 소홀히 하게 된 것 같군.
방통은 자신의 부재 중에 유비의 경계 소홀을 이유로 들지만, 그간 입천(入川)에 자신만만하던 방통의 모습을 보아할 때 의아한 부분. 특히 지난 화에서는 태평도(장로 쪽)과 협업하여 장임 일행을 확실히 죽이려 했는데 그것도 실패했는데 여기서 까지 이러면...
장임 : 而且人數處於優勢
거기에 머릿수로도 우세를 점하고 있고 말이지.
고패/양회 군이 성 내부로 들어왔음을 긍정하는 장임. 그러나 주도권을 손에 쥔 것 치고는 장임은 선선히 물러난다. 유봉은 방통에게 "숫자"를 계속 세라며(어디 한번 싸움판을 벌여보자며), 장임은 자신이 점찍어 놨다[吃定 ; 먹어치우겠다/ ~의 몫,차지다]하는데
장임 : 那就看看吃什麼
뭘 먹느냐[吃]에 달린 문제지.
장임 : 黑白熊掌雖然珍貴, 但卻一點也不好吃
흑백의 곰 발바닥(熊掌)은 진귀한 음식이여도 맛이 하나도 없어.
장임 : 所以, 旁邊的配菜消耗得特別快
그래서 주변의 곁가지 찬[配菜]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바닥난다고.
장임은 유봉의 대사 "吃定"을 걸고 넘어진다. 결국 문제는 뭘 먹느냐[吃]에 달린 문제라며, 지난 화에서 환관이 추천한 흑백곰 발바닥(黑白熊掌) 이야기를 언급.
흑백곰 발바닥(黑白熊掌)은 진귀한 음식이긴 해도, 맛이 하나도 없어서 오히려 주변 찬가지들이 빠른 속도로 바닥난다는 게 그 내용인데, 이를 듣던 방통도 웃으며 그 말에 동의한다. 흑백곰 발바닥은 씹어 삼키기가 어렵다면서.
이 이야기로 볼때, 장임이 말하는 흑백곰 발바닥(黑白熊掌)은 유비를 가리키는 게 아닐까 싶다. 설령 회담장의 모두를 몰살한들, 유비 일당들이 가만히 당해주느냐 하는 게 일단 첫번째 관건이고, 그렇게 모두 몰살한다고 한들 남는 건 장로 좋은 일만 시켜주는 격이니. 결국 장임은 흑백곰 발바닥(黑白熊掌)인 유비를 무리하게 씹어 삼키기 보다, 그 주변 찬가지- 유비를 지지하는 서천 세력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어차피 장로 쪽도 정리해야 하고, 내부 단속도 해야하는 이상 물자 좀 쥐어주는 게 더 낫다는 계산이 선듯하다. 어떻게 보면 고패/양회 병력을 부르긴 불렀는데, 유비 쪽의 쟁쟁한 인물들을 보고 나니 일방적으로 승리할 결말이 보이지 않아서 무른 걸 수도 있고.
장임 : 這些支持皇叔的配菜請帶走
여기 황숙을 지지하는 곁가지 반찬들을 데리고 가줬으면 한다.
장임 : 你要的物資全部提供
네가 요구한 물자는 전부 제공하지.
장임 : 而前題是, 吃在漢中!
한중(漢中)을 먹어치우는 것이 우선 문제니까!
그 말을 끝내면서 장임은 손을 들어보이는데, 이 제스쳐가 암구호인지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 처럼 보였던 엄안이 자세를 바로잡는다.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나가는 와중, 술에 꼴은 유장이 집에 가고 싶다고 한 마디..
유장 : 寬顏, 完....完了嗎?
관안[寬顏]...다 끝났나?
유장 : 好累....可以回家了吧?
피곤한데...집에 돌아가면 안 될까?
결국 장임 일행이 유장을 데리고 돌아가는 것으로 서천판 "홍문연"은 마무리. 유비는 이 행사를 좌지우지 했던 장임을 보며 평을 내린다.
유비 : 龐統終取利益,
방통이 이익을 보긴 했지만,
유비 : 卻不敢再進一步
도저히 한 걸음 더 나아가진 못하는군.
유비 : 眞正對手已現身...
진정한 적수가 모습을 드러내었네.
유비 : 量力而知攻, 有勇有謀
제 능력을 헤아려 공격에 나설 때를 알다니, 유용유모[有勇有謀]한 자라.
유비 : 好久, 沒遇上如此強敵了
오래간만에 이토록 강력한 적수를 만나게 되는구나.
이 와중에 "유용무모"를 비튼 "유용유모"를 언급하며 "장(張)씨끼리는 공식(共識)이 있따"는 떡밥을 다시 조명해주고.
나레이션 : 君子之言, 信而有徵
군자의 말은 확실하고 사적이 뚜렷하여라.
나레이션 : 建安十七年, 劉璋給予劉備大量物資
건안17년(212), 유장은 유비에게 대량의 물자를 베풀었다.
나레이션 : 同年, 白水軍的高沛, 楊懷正式與劉備合兵
같은 해, 백수군의 고패, 양회도 정식으로 유비군에 합류했다.
나레이션 : 只是, 劉備並沒有馬上向漢中發難
허나 유비는 곧장 한중(漢中)을 향해 궐기하지 않고,
나레이션 : 而是停留在葭萌, 使出了他最擅長的...[收買人心]
대신 가맹(葭萌)에 머물며,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장기, [인심을 사들이는 짓(收買人心)]을 선보였다.
그렇게,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었지만 결국은 원래 역사대로 가맹(葭萌)에 주둔하는 유비. 그런데 갑자기 나레이션은 노자의 『도덕경』을 언급하며 누군가를 꼬집는다.
나레이션 : 禍莫大於不知足,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없고
咎莫大於欲得
얻기만 바라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이 없다.
天下有道, 卻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세상은 주마를 물려 똥으로나 쓰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융마가 들판에서 난다.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화는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재앙은 얻고자 함보다 더 큰 것이 없다.
故知足之足, 常足矣.
그러므로 족함을 아는 족함이 영원한 만족이다.
노자, 『도덕경』 제46장
이 내용의 주제는 무척이나 알기 쉽다. 만족할 줄 아는 데서 오는 만족이야말로 제일 좋은 만족이라는 소리다. 나레이션은 지 분수도 모르고, 만족할 줄도 모르고 나대는 누군가를 비아냥 거리고 있는 것이라.
그리고 그 "누군가"는 다들 아시다시피...
나레이션 : 那條河, 流向了上方隴西...
북쪽의 농서(隴西)로 흘러들어가는 강줄기와 함께...
나레이션 : 而那個人, 又來了
그 자가, 다시 나타났다.
한 번의 패배에도 만족할 줄 모르고 다시 나타난 야수, 불시인(不是人) 마초.
"만족하는 만족"을 모르는 그의 행보는 결국 끔찍한 전쟁을 불러일으키겠지. 자신과 남을 가리지 않고 모두의 일가족을 절멸시키는 지독한 전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