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토모히코가 본 스즈메의 문단속
본문
<이토 토모히코>
애니메이션 감독
밑에 요약있음
본문엔 스포도 좀 있고
Q: 이토 씨와 한해를 돌아보는 것도 이번이 9년째입니다. 2022년 애니메이션, 우선 극장판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현재도 히트 중인데, 이토 씨는 그 작품을 어떻게 보셨나요?
A: 우선 가장 먼저 신카이 씨가 <너의 이름>부터 3년 간격으로 메이저 오리지널 장편을 계속 만드는 건 대단하다! 고 생각합니다. 그리고서 <스즈메의 문단속> 말인데요. 보면서 좀 개운치가 않았어요.
신카이 씨는 지진 재난을 직접 다룬 것이 도전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작품이 전체적으로 너무 배려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하면 플롯에 파탄이 없다.”, “이렇게 해야 관객들이 이 캐릭터에게 화를 안 낸다.” 등 까다롭게 체크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봐주기 위한 메이저 작품이란 게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갑갑한 느낌을 받았어요.
Q: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스즈메가 (남자 주인공) 소타에게 무슨 이유로 끌렸는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납득하지 못했어요.
A: 신카이 감독의 책에 따르면 소타는 원래 여성 캐릭터로 고려했었대요. 그러니까 여성들의 자매애(sisterhood)였었나 봐요. 그랬던 걸 프로듀서 카와무라 켄키 씨가 또다시 남녀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해서 남자로 바꾸었다고 하죠.
다만 남녀 사이의 이야기가 되면 아무래도 연애가 아른거리게 되죠. 스즈메가 말한 “멋진 사람”이라는 오프닝 대사로 시작해서 소타의 뒤를 따르는 상황이 되는데요. 진지할 정도의 로맨스 플롯으로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애매한 거죠. 소타가 여자였다면 “멋진 여자”로 시작돼서 연애로 흐르지 않고, 동경의 대상으로서 쫓아가는 구조가 되므로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되죠.
이 작품에선 스즈메의 주체성, 행동 원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는 따라가기가 힘들었어요. 오프닝은 속도감 있는 액션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는 만큼, 스즈메가 어떤 주인공인지 파악하기 힘들죠. “죽더라도 무섭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 치고, 그다지 피해를 당하지도 않죠.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이라면 한쪽 눈을 잃을 정도로 신체적인 데미지를 입혔을 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스즈메는 소타가 봐야 할 중요한 시험을 망치게 한 탓에, 자신이 대신 활동하게 됐다는 식의 이야기인데요. 그 부분도 관객을 납득시키기 위한 설정일 뿐으로 보입니다. 과연 핵심적인 부분에서 캐릭터의 감정을 움직이는 동기가 되는 것인지, 보면서 의심이 됐어요.
Q: 다만 흥행 수입 100억 엔(약 963억 원 - 일본의 대박 흥행 기준)을 노린다면,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이 정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A: 다음번엔 교복 입은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으니, 좀 더 (감독의) 취향이 드러나는 걸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저도 (그런 작품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신카이 씨는 자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로서의 감정이 작품에 들어가 있지 않구나 하고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날씨의 아이>에서는 오구리 슌이 목소리를 연기한 스가 케이스케 캐릭터를 통해 부모의 한 측면도 보여주었지만, 이번에는 희박한 인상이었습니다. 숙모 캐릭터가 나오지만 자기 말만 하고 주인공과의 드라마는 좀 부족했습니다. 아이들 캐릭터를 더 보여줬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Q: 반대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미래의 미라이>(2018)는 감독이 부모로서의 자신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흥행엔 실패했죠.
A: 하지만 해외에서는 <미래의 미라이>가 더 높게 평가받아요. 그게 작가성인 거죠. 해외 영화제에서는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것, 즉 작가성이 중요시돼요.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는 상관없어요.
<미래의 미라이>는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플롯적으로 보면 가족 이야기는 보편성이 있고, 전 세계 누구나가 공감할 소재죠. 그리고 이야기도 전 세계 사람들이 보기에 이해하기 쉬워요. 해외 사람들은 일본인과는 다른 감각으로 파악해요. (그 작품이) 해외에서 리메이크하기 쉬운가, 를 고려해보면 이해하기 쉬울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너무 해외 쪽을 의식하면 디즈니의 신작 <스트레인지 월드>처럼 폭망하겠죠. (<스트레인지 월드>는) PC 요소라든가, 다양한 부분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정작 중요한 주인공의 매력이 없어져 버린 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PC에 관해서 디즈니는 회사가 너무 크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죠. 하지만 여러 가지를 신경 쓰다가 실패하면 반동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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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너무 안전빵으로 만드는 느낌이 든다
좀 더 감독의 색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덤으로 같은 인터뷰에서
원피스극장판은 혹평하고
슬램덩크 극장판을 호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