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만추 시즌4) 최후의 순간에 솔직해진 류
본문
"이제...... 돌아갈 수 있겠네요, 우리......"
벨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모르는 척하며 류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로써 지상에 돌아갈 수 있다고.
이 미궁의 어둠을 넘어, 따뜻한 햇살을 받을 수 있다고.
"시르 씨랑,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요......"
이제 지상으로 돌아가기란 절망적이다.
"저거노트"가 있는 한 두 사람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37계층에서 탈출할 수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벨은 착한 "거짓말"을 했다.
이 얼마나 착한 "거짓말"인가.
이 얼마나 행복한 "꿈"인가.
류는 웃었다.
눈가에 희마하게 눈물을 맺으며, 안온하게.
"네...... 우리는, 돌아갈 수 있지요......"
그러므로 류도 그 "거짓말"에 속아주었다.
어두운 어둠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피웅덩이에 잠겨,
생사의 갈림길에 드러누워 있으면서도, 행복한 "꿈"에 잠겼다.
소년과 요정은 웃음을 나누었다.
"벨......"
"네......"
"......안아, 주겠어요?"
최후의 최후, 그야말로 최후에.
류는 솔직해질 수 있었다.
친구에 대한 마음과 엘프의 긍지, 그런 것들로 계속 뚜껑을 덮어놓았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었다.
조금 놀란 기척에 이어, 떨리는 소년의 팔이 뻗어왔다.
류도 팔을 뻗어 그의 품으로 빨려 들어갔다.
"따뜻해......"
서로 몸을 겹치며, 서로를 안으며, 품속에서 입술에 웃음을 지었다.
온기를 서로 나누면서 눈물을 흘렸다.
세상은 정말로 잔혹하다.
류는 벨만이라도 살았으면 하는데, 던전은 류의 길동무로 그를 떠밀어주었다.
마음이 꺾이고, 재앙에게 희망이 잠식당해버린 류는 이제 저항할 수 없었다.
이 온기를 놓아버릴 수 없었다.
(중략)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는데, 이런 최후가...... 이렇게나 사랑스럽다니."
류는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류는 지금 누구보다도 소년과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누가 뭐라 하더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으므로.
지금 이 순간만은 자신과 그가 누구보다도 이어져 있노라고.
그것이 기쁘고도 기쁘고 또한 슬퍼서.
행복하고도 행복하고 또한 쓸쓸해서.
류는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