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아카) 생각보다 치밀하게 만들어진 캐릭터
본문
시가라키.
그게 얘가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거나 원대한 야망이 있다거나 한 건 아닌데,
반대로 그 "찌질하고 유아적인 악당"이란 점을 극한까지 파고들어감.
찌질한 캐릭터라고 못 만든 캐릭터인 건 절대로 아니니까.
시가라키의 동기는 "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냐!" 라는,
거칠게 말하면 어린아이의 땡깡에 가깝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거? 동료들.
얘가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떠올린 건 원대한 사상도 아니고 친구들이었음.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 이후로도 친구들 때문에(...)의지를 불태울 정도.
얘의 동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적이고, 여기서 묘사가 어긋난 적도 없다.
얘가 이야기하는 모든 목표나 사상은 단순한 울분에 이유를 만들어서 덮어씌운 것임.
캐릭터의 매력은 "이해할 수 없는 위대함" 과 "이해할 수 있는 인간성" 이 둘에서 나오는데,
얘는 극단적으로 후자에 치우쳐져서 매력이 있는 캐릭터인 것.
그리고 딱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시사하는 점이 꽤 큰데,
이런 사람들은 현실에도 엄청나게 많이 보이거든.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들이 그 갈 곳 없는 울분을 삭이다가,
결국 적절한 이유나 대상을 찾아 분풀이로 때려부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약자를 이해할 가치가 없다며 외면하다 큰코다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끝도 없이 반복되는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