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린다 - 바다가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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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최초의 TV 애니메이션으로, TV 스페셜인데다 오후 4시라는 시청률을 올리기 불리한 시간대에 방영되었지만
17.2%라는 이례적인 시청률을 거두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고등학생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란 점만 해도 기존의 지브리 애니에서는 찾을 수 없는 요소인데,
여기에다 모치즈키 토모미는 자신의 특징대로 환상적인 면을 철저히 배제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만을 담는 한편,
이러한 작품의 현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철저하게 고치에 가서 로케이션을 한 후 장면 구도 하나 하나도
전부 제작진이 실사로 구도를 잡아 촬영을 해보고 그걸 반영할 정도로 마치 절제된 실사 영화 같은 스타일을 추구했다.
시청률도 높고 평도 좋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을 좋아하지 않았다.
공식 DVD에서 바다가 들린다의 핵심 제작진들이 10년 뒤인 2003년 다시 모여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는 "싫어하는 작품이라면 그냥 넘어 갔겠지만,
자신이 만들지 못 하는 젊은 작품이기에 그런 점을 스스로가 인정하기 싫어 그렇게 분개하였다."라는 주장을 하였고
감독인 모치즈키 토모미는 자신의 실사스럽고 현실적인 묘사가 미야자키 감독의 취향과 맞지 않아 한 소리 들었다고 평했다.
또한 "남고생이 어떻게 여자아이와 같이 비행기를 탔는데도 멀쩡히 잡지를 펼치고 있나.",
"어떻게 호텔의 같은 방을 쓰는데 가만히 있나."
같은 미야자키의 소년상에 맞지 않아 혹평을 들었다고 회고하였다.
스즈키 토시오와 모치즈키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작품을 라이벌로 인식하여
바다가 들린다를 묻어 버리고 싶어 귀를 기울이면을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사회 중에 모치즈키 토모미의 옆에 앉아 상영 내내 불평을 해 모치즈키 토모미를 괴롭게 만들었다.
*감독 자신의 인생에 가장 고통스러운 70분이라 발언하였다.
그래서인지 귀를 기울이면 이후로 거의 20년동안, 미야자키 고로가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제작할 때까지
지브리에서는 로맨스 영화를 일절 만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