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 페이트 루트의 세이버 감정선 변화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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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는 단순히 "애는 착한데 왜 이러지?" 수준
심지어 여러 상황이 겹쳤지만 한 번 ㅅㅅ까지 하고도 그냥 여자애처럼 대해주니까 처음 겪는 썸에 당황하는 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음.
그런데 세이버가 시로의 기억을 꿈으로 본 뒤, 그 의문점이 전부 동정심으로 바뀜.
아, 이 소년이 그토록 자기희생적인 이유는 이거구나.
나는 왕이 되리라고 선택이라도 했는데, 이 소년은 선택권도 없이 빼앗기기만 했으면서 전부 짊어졌구나.
그리고 동시에 시로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같은 소원(과거를 바꾸는 것)을 바라리라고 짐작함.
원래 마땅히 행복하고 평범한 삶을 누렸어야 하니까.
그래서 이 때 배신감이나 답답함을 많이 느꼈음.
분명 시로는 과거에 일어난 재해를 바꾸고 싶어 할 텐데, 원론적인 이야기만 계속 하고 있으니까.
(세이버의 짐작이지만) 자기 소망조차 자각하지 못하면서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니까.
그러나 시로가 "지금까지 자신의 상처, 앞으로 쌓여갈 상처, 상실"을 전부 가치있는 것이라며 긍정하는 순간 세이버는 완전히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시로는 그저 원론적으로 "과거를 바꾸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 뿐이 아니라, "세이버가 그토록 부정하며 바꾸려 한 자신의 삶"을 진심으로 아름답다고 여기고, 긍정해주기 위해 자신의 소원을 부정했다는 것을.
그렇게 긍정해주는 사람을 통해, 세이버는 자신이 걸어왔던 길에 대한 긍지를 회복함.
구원서사로는 세이버가 진짜 애절한데
뭔가 한눈에 와닿는게 없어서인지 빌드업이 너무 길어서인지
뭐 세이버루트 내용을 접할 매체가 마땅한게 없는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세이버가 히로인으로서 저평가받고 히로인인 이유도 설득력이 없다느니 밈으로 폄하되는거 보면 좀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