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치] 이치카. 수련에 어려움이 있느냐.
본문
"이치카. 수련에 어려움이 있느냐.
표정이 좋지 않구나."
"아. 뱌쿠야 숙부님!
그게...실은..그렇습니다..."
이치카는 뱌쿠야에게
무언가를 말하려하다가
이내 직접 보여주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는지
쌍극의 절벽에 있는 바위를 향해
코등이가 없는 흰색의 검을 크게 휘둘렀다.
"비아절교!"
날끝에서 고밀도로 압축된 냉기의 영압이
참격의 형상 그대로 거대화되어 날아가
바위를 반쯤 베어버리며. 동시에 얼렸다.
"이것이 저의 참백도인
백월이 알려준 유일한 기술입니다만...
이것만으로는 호로를 상대로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뭐... 저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지요...
바보같은 고민입니다..."
이상한 일이었다.
이치카는 호정에서도 한손에 꼽히는 강자인
루키아와 렌지의 사이에선 난 자식이다.
고작 10살이라는 나이에
30번대 파괴술을 능숙하게 다루며.
영창파기한 적화포로
휴지 호로를 일격사 시킨 적도 있다.
세간에서는 그 이치마루 긴을
뛰어넘는 천재라는 소문마저 있을 정도다.
그런데 그런 이치카의 시해인데.
그 시해의 유일한 기술을 사용해서
고작 평범한 바위를.
그것도 절반밖에 베지 못한다고?
말이 안된다.
뱌쿠야는 그렇게 생각했다.
"비아절교... 라 했느냐."
"네... 백월이 그리 알려주었습니다."
게다가 기술명도 너무나 어색하다.
비아절교는 렌지의 사미환이
칼날 마디마다 분리되어
적을 향해 일점사되는 기술.
방금 전. 이치카가 보여준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 오히려.
냉기가 서린 월아천충에 가깝다...
뱌쿠야는 잠시나마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참백도의 기술은 본래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으면
위력이 크게 반감된다.
유리색공작이 좋은 예시겠지.
어쩌면 이치카의 시해가 이상하리만치
약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이치카. 속는 셈치고 내가 시키는대로 해보거라.
방금 전 비아절교를 쓸 때와 같은 동작으로 검을 휘두르면서.
"월아천충"이라고 해보는거다."
"그건 카즈이네 아버지의 기술이잖아요?"
"부탁이다. 자세한 이유는 묻지말아다오."
"알겠어요..."
"월아천충!!!"
방금 전의 몇 배는 될 것 같은
거대한 참격이 날아가
쌍극의 절벽을 두동강 내다시피 베어가르며
그 일대를 모조리 얼려버렸다.
마치. 그 때의 그 월아천충을 다시 보는 것만 같은...
"우와아!! 뱌쿠야 숙부님! 어떻게 이런 방법을 아신겁니까?!"
뱌쿠야의 미간에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 이치카. 혹시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내가 잠시 대련 상대를 해주어도 되겠느냐."
"정말요? 저야 엄청 좋죠!"
뱌쿠야는 짐짓 표정을 굳히며
천본앵을 해방했다.
한 때 만해를 빼앗기면서
시해를 다루는 것에 온전히 통달하게 된 뱌쿠야의 세심한 조정이
지금 이 순간에 발휘된다.
한 가지.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으니까.
절대로 이치카의 몸에 상처를 내지는 않지만.
이치카에게 뭔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게끔 만드는 것.
그 상태로 몇초가 지났을까.
평소의 이치카 답지않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이치카의 주위를 감싸고있던 천본앵의 일부가 얼어붙어 떨어진다.
"히야~하~!!! 역시 네 녀석은 형편없어! 이치카!
아직 어린 몸이라서 전신의 뼈가 말랑거린다고!
한심한 녀석. 제대로 보여주마!
시해의. 사용법이라는걸!!"
이치카의 얼굴 일부에 익숙한 모양의 호로가면이 생겨나더니
이내 얼려서 떨어트린
천본앵의 사이로 빠져나왔다.
그대로
나의 왼쪽에서 참격을 날리고 순보.
나의 오른 쪽에 참격을 날리고 순보.
뱌쿠야는 잠시.
정든 고향에 온 것만 같은 정취를 느꼈다.
마지막은 내 뒤에서 나타나겠지.
"....그렇구나. 잘 알았다."
뱌쿠야는 뒤에서 나타난 이치카를 그대로 안아들어주었다.
"이치카. 혹시 먹고싶은 것이나
가지고 싶은 것이 있느냐?"
"ㄴ..네..? 어머니도 아버지도 잘 보살펴주셔서 당장 떠오르는게 없는데..."
"아쉽구나. 이후에라도 괜찮으니 생각나는 것을 말해다오.
오늘부터 쿠치키 가문은 열흘 동안 축제 기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