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토) 아는 동생이랑 마다라에 대해 토론했었음
본문
마다라가 작중에서 한 짓: 세상에 증오와 복수와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한 츠쿠요미로 모두를 구원하겠다!
상대: 솔직히 마다라의 논리 논파 불가능하긴 했음.(토론의 시발점)
나: ??? 증오를 끊을 수 없으니 다같이 안락사 하자는 거잖어?
좋은 의도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선지자인 척 하는 사상범이지.
상대: 안락사는 맞는데, 마다라는 딴 걸 시도해도 증오가 안 끊기니 무한 츠쿠요미를 선택한 거임.
적어도 마다라는 이유와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주인공은 이유와 방식을 제시하며 논파하지 못했음.
나: (주인공이 작중에서 정면으로 논파를 못한 건 맞지) 흐지부지 카쿠야전으로 넘어갔으니까.
상대: 작중에선 저것보다 나은 대안은 없었음.
나: (굳이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감) 다크소울2 엔딩에 그런 말이 있더라.
"그 길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
대안이 없다고 다른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배제해선 안 되잖아?
상대: 노력은 마다라도 했지만 그럼으로서 그것이 틀렸다는 걸 믿게 됨.
나: (아, 마다라가 본인 논리에 대한 확신이 너무 세서 더 나은 대안 없이 논파할 방도가 없다는 소린가?)
하지만 그게 마다라의 한계지.
나루토는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는 놈이었고, 그렇기에 마다라의 대척점이 될 수 있었어.
근데 이놈 논파를 안 하고 넘어갔잖아? 작가 이 자식아.
(잠시 딴 얘기)
나: 페그오에 그런 대사가 나오더라.
"지성체인 이상 절대 이상적인 정답은 찾아오지 않는다."
"인간이 내리는 대답은 언제나 잘못된 오답이다."
결국 수많은 오답을 쌓아왔기에 인간이 여기까지 왔다라는 이야기인데.
마다라가 강요하는 정답도 결국 또다른 오답 아님?
아 씨 근데 이걸 주인공이 말했어야지!(생각할수록 빡침)
상대: 페그오랑 이야기가 다르긴 하지. 해당 배경을 생각하면.
나도 마다라의 답이 정답이라고 생각 안함.
그런데 그 수많은 오답 중에 낸 답 하나를 주인공측이 논파할 수 있는가는 별개라서
마다라는 백년 단위로 살면서 낸 답이기도 했고.
저 대사로 논파하려고 해도 결국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마다라는 인정 안 할걸?
핵심은 "나 이상의 답을 낼 수 있는가?"
마다라도 내심 본인이 정답이 아님을 알고 있다는 거임.
그저 졸라 찾고 또 찾다가 내린 게 무한 츠쿠요미고.
나: 넌 마다라의 논리가 주인공측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는구나?
난 양쪽의 논리가 동등하다고 보는데.
이제 그걸 부딪쳐야 하는데갑자기 카쿠야전으로 빠져버려서 문제지.
상대: 우리야 동등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루토 내에서 주인공이 말하는 논리는 동등하지 못하지.
작가도 어쩌지 못해서 카쿠야전으로 틀어버렸잖아.
나: 그건 논파를 못해서 아니라 쓸데없는 분량 늘리기 아니었음? 데스노트 2부처럼.
그리고 논리는 충분하다고 보는데?
부모 잃고, 스승 잃고, 어린 시절 온갖 억까를 당하면서도 증오의 굴레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내려는 나루토라면,
무한 츠쿠요미가 아닌 다른 길을 찾겠다고 마다라와 논리를 부딪칠 급이 되지.
상대: 형. 나도 처음엔 분량 늘리기인 줄 알았는데, 작가의 다음작을 생각해 보라고.
(사무라이8)
나: (이해함) 아, 그냥 작가의 역량 부족이었구나.
열 띈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은 "작가가 맛좋은 떡밥 다 뿌려 놓고 그걸 회수할 역량이 되지 않았다"였음.
상대: 물론 그럼에도 나루토는 명작이지.
나: 명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