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새신크리드 외전 만화에 나오는 고선지 죽음(feat. 표인 허선철작가)
본문
표인(鏢人)][국내에는 ‘표인-표적을 지키는 자’로 출간되었습니다] 작가로 유명하신 허선철(许先哲) 작가님과 장초(张肖)님이, 유비소프트와 협업하여 만든 어새신크리드 공식 외전 작품입니다.
작품명은 ‘어새신크리드-왕조(王朝)’이며 중국에 현재 총 6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어새신크리드의 자객들이 중국에서도 활동한다는 설정으로 당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허선철 작가님의 팬인지라 고선지 장군의 죽음 부분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정말 못난 번역임을 감수해주시길 바랍니다.
고선지가 낮은 계급이였을 때부터 그를 충심으로 모신 봉상청(封常清)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동관(潼關)에서 백의종군하던 도중 토벌에 실패했다는 모함을 받아 참수형에 처해집니다.
허선철 작가는 봉상청이 조정에 올렸던 표문을 소개하며 그의 죽음을 묘사합니다.
中使駱奉仙至, 奉宣口敕
중사(中使) 낙봉선이 도착하여 입으로 조칙을 선포하였습니다.
恕臣萬死之罪, 收臣一朝之效, 令臣卻赴陝州, 隨高仙芝行營
신(臣)이 만 번 죽어 마땅할 죄를 용서해 주시고, 신(臣)이 이룬 하루아침의 효험을 거두어주시어, 신에게 도로 섬주(陝州)로 가도록하여 고선지의 군영을 따르게 하셨습니다.
負斧縲囚, 忽焉解縛, 敗軍之將, 更許增修, 臣常清誠歡誠喜, 頓首頓首
도끼와 모탕을 지고 붙잡혀 수금되었다가 갑작스레 포박을 풀어시고, 싸움에 진 장수에게 직분을 닦도록 하였으니 신은 참으로 환희하면서 머리를 조아려 경하하는 바입니다.
臣自城陷已來, 前後三度遣使奉表, 具述赤心, 竟不蒙引對
신은 성이 함락된 이래로 사자를 보내 표문을 올려 진심을 자세히 진술하였사온데 불러서 물음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였나이다.
臣之此來, 非求苟活, 實欲陳社稷之計, 破虎狼之謀
신이 이번에 온 것은 구차하게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사직의 계책을 아뢰고 범과 이리 같은 모략을 깨트리고자 함입니다.
冀拜首闕庭, 吐心陛下, 論逆胡之兵勢, 陳討捍之別謀, 酬萬死之恩, 以報一生之寵
대궐 뜰에 절하며 감사드리고, 폐하께 심경을 토로하며, 반기를 든 오랑캐의 병세(兵勢)를 논하고, 저들의 저항을 토벌할 별도의 계략을 진술하며, 만 번 죽어 마땅할 은혜에 보답하여, 일생에 걸쳐 임금께 사랑받음을 보답코자 하였나이다.
豈料長安日遠, 謁見無由,
어찌 장안(長安)이 날로 멀어지며 알현할 길이 없어지리라곤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函穀關遙, 陳情不暇!
함곡관(函穀關)은 아득하니, 사정을 진술할 겨를이 없나이다!
臣讀《春秋》, 見狼瞫稱未獲死所, 臣今獲矣
신이 춘추(春秋)]를 읽어 보건데, 낭심(狼瞫)이 “나는 아직 죽을 곳을 얻지 못하였다”고 하였는데, 신은 이제 그 자리를 얻었나이다.
昨者與羯胡接戰, 自今月七日交兵, 至於十三日不已。
지난번 갈호(안녹산安祿山)과의 접전에서 이달 7일부터 교전을 벌이기 시작해 13일이 될 때까지 그치지 않았습니다.
臣所將之兵, 皆是烏合之徒, 素未訓習, 率周南市人之眾, 當漁陽突騎之師, 尚猶殺敵塞路, 血流滿野
신이 거느린 병력은 모두들 오합지졸로 평소 훈련을 받지 못했사온데,주남(周南) 도시의 무리를 이끌고 어양(漁陽)의 기병 병력을 막아냈으며 역으로 적을 죽이고 길을 틀어막아 흩뿌려진 피가 들판에 가득하였나이다.
臣欲挺身刃下, 死節軍前, 恐長逆胡之威, 以挫王師之勢, 是以馳禦就日, 將命歸天
신이 칼날 아래에 자신을 내던져 군진(軍陣) 앞에서 절의를 위해 죽고자 하였으나반기를 든 오랑캐의 위풍을 돋워 왕의 군대의 기세를 꺾을까 두려웠으매 이에 임금 계신 곳으로 달려 올라가 제 목숨을 하늘에 맡기고자 합니다.
一期陛下斬臣於都市之下, 以誡諸將
첫째로 폐하께서 신(臣)을 도시 아래서 참하시어 여러 장수들에게 경계가 되게 하소서.
二期陛下問臣以逆賊之勢, 將誡諸軍
둘째로 폐하께서 신(臣)에게 역적의 기세를 물으시어, 장차 모든 군사들에게 경계가 되게 하소서.
三期陛下知臣非惜死之徒, 許臣竭露
셋째로 폐하께서 신(臣)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 자라는 것을 아시고 신(臣)의 마음을 오롯이 드러내도록 허락하소서.
臣今將死抗表, 陛下或以臣失律之後, 誑妄爲辭, 陛下或以臣欲盡所忠, 肝膽見察
신이 이제 죽으려할 제 표문을 바치니, 폐하께선 신(臣)을 군율을 어기고 나서 허망한 언사라 여기실 수 있고,
폐하께선 신(臣)이 그 충정을 다하고자 한다 여겨 간담(肝膽) 살펴주실 수도 있나이다.
臣死之後, 望陛下不輕此賊, 無忘臣言, 則翼社稷複安, 逆胡敗覆, 臣之所願畢矣
신이 죽은 뒤에 바라건대 폐하께선 역적을 가볍게 보지 마시오며, 신의 말씀을 잊지 않으신다면 사직이 다시 편안하여지고 반기를 든 역적은 낭패할 것이옵니다.
仰天飲鴆, 向日封章, 即爲屍諫之臣, 死作聖朝之鬼
하늘을 우러러 짐독을 마시고 봉장(封章, 상소문)을 올리오니, 시체로 간쟁하는 신하[屍諫]가 되어 죽어서 성조의 귀신이 되겠나이다.
若使歿而有知, 必結草軍前。回風陣上, 引王師之旗鼓, 平寇賊之戈鋌
만약 죽어서도 지각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군진 앞의 풀을 엮으리다[結草;결초보은하다], 전장의 회오리바람 속, 왕의 군대의 깃발과 전고(戰鼓)를 이끌어 도적떼들의 창칼을 평정하리다.
生死酬恩, 不任感激, 臣常清無任永辭聖代悲戀之至
살아서나 죽어서나 은혜를 갚게 되온 바, 감격을 감당할 길이 없사옵니다. 신 상청은 영원히 성대(聖代)를 하직할까 비련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나이다.
출처 : 「구당서(舊唐書) 권104」 <열전 제54, 봉상청전>에 나온 ‘봉상청이 사죄하며 표문을 올리다(封常清謝死表聞)’
뒤늦게 도착한 고선지는 봉상청의 죽음을 맞닥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