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과초) 식봉이가 파벌을 형성하게 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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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때만 해도 식봉이는 미사카보다 키도 작았었죠.
미사카는 식봉이를 처음 봤을 때 인형처럼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식봉이는 미사카가 제공한 DNA 정보 때문에
복제되어 태어났다가 실험에 쓰이고 단명한 친구 돌리가 떠올라서 좋게 생각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화를 냈고,
그래서 둘의 사이는 좋진 않았습니다.
한편, 둘 다 레벨 5라서 경원시되는 건 비슷했지만 식봉이는 정신조종 계열의 능력이라 경원시되는 정도를 넘어 기피되는 대상이었습니다.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어서 자기가 파벌을 만들어봐야 따라줄 사람은 없을 거라고 처음부터 체념하고 있었는데,
이런 식봉이의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신약 11권에서 묘사되었던 그 성게머리와의 일 때문이었습니다.
자기 혼자만으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파벌을 설립할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결심을 했다고 해도 주변으로부터의 인상이 이 모양이라 진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야외수업으로 극장에 가게 되었을 때,
하필 극장에서 화재가 발생합니다.
자칫하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던 때에,
식봉이가 능력으로 극장 내의 토키와다이 학생 이외의 전원의 정신을 지배해서 효율적으로 피난을 시킵니다.
그리고는 얼떨떨하게 있는 다른 학생들에게 능력으로 상황해결에 힘을 보태라고 일갈합니다.
식봉이의 리더로서의 자질의 편린이 드러난 모습인데,
그렇게 피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식봉이는 어느 귀부인이 데려온 고양이에게 신경이 끌렸습니다.
사물의 잔류사념을 통해 그 귀부인과 고양이의 추억을 읽었는데, 고양이의 별명이 돌리가 자신을 불렀던 애칭인 미쨩이랑 같아서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식봉이의 정신지배는 동물에게는 안 통하고, 그렇다고 고양이를 잡을 정도의 신체능력도 없단 말이죠.
결국 별의별 짓을 다 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끌렸습니다.
결국 전원이 다 대피에 성공했는데 식봉이 혼자만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 와중에도 떠올리는 건 그 성게머리네요.
다행히 심복인 호카제와 다른 학생들이 구조해서 목숨은 건졌습니다만...
식봉이는 정신적으로는 반쯤 죽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소리쳐놓고 혼자만 죽을 뻔한 상황 때문에 쪽팔려서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거죠
당시 도움을 받았던 학생으로부터 인사를 먼저 받았는데, 원래 기피대상이라 호카제 이외의 다른 학생과 교류가 없었던 식봉이는 당황해서
찐따처럼 행동해버렸고, 쪽팔린 나머지 전교생의 기억조작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막나가려던 차였지만,
식봉이의 넘겨짚기와는 달리 다른 학생들은 식봉이의 행동을 추태가 아니라 인간미로 받아들였고, 교내에서의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던 거죠.
그래서 쿠로코가 막 입학할 즈음의 식봉이는 몸도 성장하고 당시기준으로도 2위의 파벌을 형성했으며, 현 시점에서는 1위의 파벌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미사카가 주역인 외전인 어과초인데, 이래저래 식봉이도 잘 조명해주는 거 같죠.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미사카 때문에 어과초 보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식봉이쪽이 더 마음에 드네요.
참고로 식봉이의 갑작스러운 성장에 대한 어과초 내의 단서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이 부분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