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630화 리뷰
본문
독백으로 시작하는 화봉요원 630화
猛虎、騏驥, 孟賁...
맹호(猛虎), 기기(騏驥), 맹분(孟賁)...
我還欠了什麼?
내게 아직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독 안에 든 쥐 신세였던 마초지만, 강서의 포위를 뚫고 들어온 기병 부대들이 기어코 마초를 구해냅니다. 철수하면서 부대를 여러 갈래로 나눠 빠져나갔기에, 조조군은 어느 기병 부대 쪽이 마초를 호송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질 않습니다.
마초의 친위부대라는 새로운 변수가 더해지자, 가후는 마초에게 집착하는 대신 성 안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그는 곽회에게 마초(+그의 친위 기병부대)는 내버려두고 성 안의 본대를 쓸어버릴 것을 지시합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조조 측 지원군도 시시각각 당도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주령(朱靈)이 이끄는 부대가 원호하고자 성 내에 진입합니다.
감옥을 빠져나온 양부(楊阜) 등의 사람들은 분산된 마초의 기병들을 처리하는 동시에, 마초가 죽었다는 가짜 소식을 퍼트려 혼란을 부추깁니다.
허나 그럼에도 따로 떨어진 기병 부대 중 하나- 마보(馬輔)는 그 거짓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미 마초에게 호위를 붙여 성 밖으로 무사히 호송시켰음을 주지시키고, 성 안에 남은 마초 병력을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원호합니다.
한 편, 성 밖으로 퇴각한 마초와, 그의 호위 기병들. 병사들은 아직 중기병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구하러 가야하지 않냐고 묻습니다. 특히 마보(馬輔)가 이끄는 정예부대 치초(鴟苕)군은 마초군의 정예부대이기에 저렇게 놔둬선 안된다고 하면서요.
하지만 호위를 담당하는 지휘관은 마초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임무이기에, 병사의 물음을 단호하게 거절로 일축합니다.
호위들은 마초를 맞이하기로 한 다른 지원 병력을 찾지만, 그들은 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초군이 성을 비운 틈을 타, 기성(冀城) 관리들이 반란을 일으켜 성을 점거했으며, 양주의 각 성과 군사거점도 일제히 호응했기 때문이죠. 원래 오기로 했던 지원군은 방덕을 따라 이 반란을 진압하러 나간 겁니다. 물론 이것은 꾸며낸 명분이고 방덕은 원래 마초를 지원하려 했던 병력을 데리고 8기에게 투신했지만요.
안 그래도 지원군은 모두 방덕이 차출해간 터라, 이제부터 마초와 호위 병력으로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히려 둘째 공자인 마대 쪽에서 즉각적인 원군을 요청하며 계속 호출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마초는 호위 병력들에게 이 모든 것이 자기 탓이라 합니다.
마초 : 我的錯...
내 불찰이다...
마초 : 我不應該聽夫人所言, 接納趙昻夫婦...
부인의 말을 듣고 조앙 부부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었는데...
호위대장과 병사들은 군수물자가 모두 기성(冀城)에 있으니 바로 돌아가야 한다고 재촉합니다.
마초 : 來不及了, 現在只有...兵行險著!
너무 늦었다. 지금은 그저... 위험을 무릅쓸 수밖에!
마초 : 曹軍已到, 現在回去只有死路一條
조조군이 이미 당도했으니, 지금 돌아가면 주어진 길은 죽음 뿐이다!
마초 : 老子的兵法, 一向就是出奇不意
이 몸의 병법은, 언제나 출기불의(出奇不意)였음이니.
마초 : 他們是從哪裡發兵打鹵城, 我就打哪裡!
놈들이 노성(鹵城)을 치기 위해 병사를 이끌고 나온 바로 그곳을 친다!
마초는 호위병들의 주장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허를 찌르는 자신의 출기불의(出奇不意)를 고수하여, 이번에도 일관된 병법을 쓸 작정이었습니다. 조조군이 노성(鹵城)을 치기 위해 출병하여 병력이 비어있는 조조군의 거점을 치려는 것이었습니다.
마초 : 活下去, 就是曹操的惡夢!
(내가) 살아남는 것, 그것이 바로 조조의 악몽이니!
허나 마초가 한숨 돌릴 여유도 없이 곧바로 조조군의 추격병이 따라붙습니다. 조조군의 깃발을 확인한 호위 병사들은 까무라치고, 병사 몇몇은 자청하여 후미를 맡아 시간을 끌겠다고 하는데.. 그 순간 궁수 한 명이 조조군 추격병을 하나씩 저격합니다.
이 저격병은 지난 629화에서 마등을 쏘아 죽인 바로 그 궁수였습니다.
마초가 기성으로 복귀하는 대신, 말 머리를 조조군 거점인 역성(歷城)으로 광경을 보고는 궁수는 과연 마초답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상 밖의 행동이라며, 과연 조조가 두려워 할 존재라는 말과 함께.
나레이션 : 猛虎之猶豫, 不若蜂蠆之致螫
머뭇거리는 맹호는, 톡 쏘는 벌과 전갈만 못한 법.
사기 회음후열전에서 괴철이 한신에게 반역을 촉구하며 했던 말이 나레이션으로 나오며, 궁수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바로 성공영.
조조군 추격부대는 산 위에 마초의 복병이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추격하는 대신 물러나기를 택합니다. 그 광경을 쳐다보며 성공영은 자신의 주군, 한수와 대담을 나누는데...
성공영은 이미 사태가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고하고, 한수는 이 난리를 지켜보며 감회를 표합니다. 마등과 오랜 세월 다투었는데, 끝내 성공영을 시켜 그의 목숨을 끊은 것(629화)에 많은 감정이 들어간 듯..
하지만 한수는 마등이 죽어가면서도 자신을 탓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수 : 相信老馬死了, 對我卻沒有恨
늙은 마(馬)녀석은 죽어가면서도 나를 원망하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한수 :他解脫了, 而馬超也不再受威脅
그는 이제 풀려났으며, 마초 또한 더는 위협받지 않게 되었으니.
한수 :我倆結義, 本爲守護家園, 卻因爲猜忌互相廝殺
우리 둘이 결의를 맺었던 것은 우리 집과 터전을 지키기 위함이었거늘, 서로를 시기하여 싸웠더랬다.
한수 :同爲涼人, 這個鬱結, 終須要解...
같은 양주 사람으로서, 이 응어리는 결국 풀어야 하는 법일 터이나...
고향땅을 지키기 위해 의형제까지 맺었지만, 끝내 서로 칼을 겨누고 싸웠던 지난날을 회상하는 한수. 그리고 그렇게 쌓이고 쌓인 응어리를 이런 식으로 풀게 된 것(마등을 암살 한 것)에 지극한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한 편으로는 마등을 미워하기에 죽이고 싶었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계속 인질로 끌려 다니는 비참한 신세에 안타까움을 느껴 죽음으로 그를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드는 것. 이런 양가적인 감정에 한수는 참 많은 생각이 드나 봅니다.
한편 한수의 정찰병은 전황을 살피고 와 보고합니다. 조조군은 세 부대로 나뉘어서 오며, 장합과 서황의 원군은 기성 쪽을 향하지 않는다고.
그 보고에 한수는 조조의 속내를 꿰뚫어 봅니다. 동작대 연회에서 조식을 시켜 한수+강족 온건파를 대접하고 동맹을 재확인 했으면서도 실상은 처음부터 강족을 진압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한수 :兵不厭詐, 曹操表面與咱結盟, 實則趁我方不備先行偸襲
전쟁에선 상대를 속이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했다(兵不厭詐). 조조가 겉으로는 우리와 맹약을 맺었으나, 실상은 우리가 방비하지 않은 틈을 타 먼저 기습한 것이다.
한수 :成公英,
성공영.
한수 :曹操曾我友, 他在想什麼, 我豈會不知
조조는 한때 나의 벗이었으니, 그놈의 속셈을 내가 어찌 모르겠느냐.
성공영은 자신이 남강(南羌)과 합의를 마쳤기에 퇴로를 확보해 두었다 말하지만, 한수는 시큰둥합니다. 조조에게 자신들의 존재는 위나라 건립에 위협이 될 거라면서. 자신들이 존재하는 한 위(魏)에는 영원한 위협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 도망간다 한들 앞으로 사태는 나아지지 않으리란 것을 못박습니다.
마초의 의부, 한수는 악화일로를 걷는 양주(涼州)의 사태 속에서 마지막으로 마등과 마초에게 작별인사를 건넵니다.
한수 : 可憐的馬騰, 滿門笨蛋...
가련한 마등이여, 어리석은 이들의 일가여...
한수 : 只是...兄弟啊, 縱使與你有恩怨,
허나...형제여, 나와 그대간 여러 은원에도 불구하고,
한수 : 但從不減對你忠勇之敬佩!
그대의 충용에 대한 경외는 줄어든 적이 없었다네!
그리고 한수는 병사들을 움직일 것을 지시합니다.
지금 완벽하게 양주와 이민족을 짓밟아두지 않으면 평생 걸림돌로 남으리라는 ‘조조의 고충’을 꿰뚫어본 한수. 이번 기회에 마초와 그를 싸잡아서 처리하고 싶겠다만, 이내 그 ‘고충’을 푸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죠.
쓰러질 지언정, 양주 사내들은 결코 속임 당하거나[欺] 욕보이는 존재[欺]가 아님을 똑똑히 각인시키고자 하는 겁니다.
이윽고 한수군은 마초군을 엄호하며, 조조군 지원병력과 충돌합니다.
마초 호위 병사 : 公子, 是韓遂軍, 他們...他們與曹軍打起來了!
공자, 한수군입니다, 그들이...그들이 조조군을 공격합니다!
마초 호위 병사 : 公子, 別看, 走吧!
공자, 보지 마십시오, 가셔야 합니다!
마초 : 不能辜負大家...
모두를 저버릴 수 없다....
마초 : 不能...
져버릴 수 없거늘...
나레이션 : 騏驥之跼躅, 不如駑馬之安步
제자리걸음 하는 천리마는, 묵묵히 걷는 노둔한 말만 못한 법.
마초 : 馬兒啊,
말이여,
마초 : 父親啊,
아버지여.
마초 : 義父啊,
의붓아버지여,
나레이션 : 孟賁之狐疑, 不如庸夫之必至也
망설이는 맹분(孟賁)은, 뜻을 이룬 필부만 못한 법이거늘.
한수 병사들 : 西涼的河流流啊流, 流向中原流不完!
서량의 강물이여, 흐르고 흘러 중원까지 끊임없이 흐르리라!
한수 병사들 : 萬里淸泉入河川,
만 리의 맑은 샘물이 강으로 흘러들지니,
한수 병사들 : 涼州的男兒, 不可欺!
양주의 남아는, 욕보일 수 없노라!
====
호랑이 맹수(猛虎), 천리마(騏驥), 진나라의 천하장사 맹분(孟賁), 이들은 모두 압도적인 능력을 상징합니다. 마초는 저 셋의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맹수의 위세[猛虎], 천리마의 기동력[騏驥], 그리고 당대 최고의 무력이자 전신이라는 지위[孟賁]까지. 하지만 마초의 독백대로 그는 ‘부족합니다.’
그 해답을, 진모 작가님은 괴철의 말을 빌려 대신합니다. 그는 머뭇거리고(猶豫) 제자리걸음(跼躅)하기에 부족한 것이라고.
마초는 아내의 말을 들어 조앙 부부를 받아들였습니다.
마초는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아버지 마등을 구하기 위해 전군을 위험에 빠트렸습니다.
의붓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보낸 병력, 한수군이 조조군과 싸우며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눈길을 떼지 못합니다.
그는 정(情)에 얽매여 단호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의붓아버지인 한수는 어떻습니까?
한수는 마초의 족쇄를 끊기 위해, 그리고 마등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성공영을 시켜 마등을 죽입니다. 마초가 정에 얽매여 ‘패륜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니 한수가 대신 해준겁니다.
또한 자신의 처지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병력을 풀어 자살공격에 가까운 지시를 내립니다. 조조의 지원병력 앞에 자신의 군대를 던져 마초의 퇴로를 대신 열어주는 것이죠. 자신은 멸망당한 처지임을 알지만, 호락호락하게 죽어주지 않겠다는, 양주의 남아가 欺할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마초는 맹분(孟賁)이면서도 망설입니다.
반면 한수는 필부에 불과함에도 온갖 희생을 치르고 오명을 뒤집어써가면서 자신의 뜻을 이뤄냅니다.
그렇기에 괴철의 말따마나, 망설이는 맹분은 뜻을 이룬 필부만 못하다(孟賁之狐疑, 不如庸夫之必至也)라는 것이죠.
결국 한수와 수많은 한수군 병사들의 희생으로, 목적 하나를 이뤄냈습니다. 마초의 짐을 벗겨내고 그를 구해내는 것.
이제 부족함을 깨달은 마초는 각성할 차례입니다. 망설이는 맹분(孟賁)의 자리를 버리고 기꺼이 ‘목표를 향해 기어가는 벌레(蜂蠆)"나 "묵묵히 걷는 둔한 말(駑馬)"가 될 것입니다.
줏대 없는 말(駑馬)처럼,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온갖 사람에게 아첨하고 고개를 숙일 겁니다.
독 품은 벌레(蜂蠆)처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독기 있게 온갖 오명을 자처해서 뒤집어 쓰겠죠.
가족을 버리고 혼자 도망친다는 비겁함과 죄책감을 안고서, 마초는 이제 조조군의 악몽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