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 도련님이 앓아누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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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나올 이야기는 점프 만화 "아카네 이야기"에 나오는
한 라쿠고에 관한 내용입니다.
요즘 갑작스럽게 병이 나서 병상에 드러누운 도련님.
어릴 때부터 죽마고우로 자란 하인은 도련님이 아픈 이유를 알아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도련님에게는 쇠맛을 좋아하는 특이한 취향이 있었고
절 위에 있는 의보주를 너무 핥고 싶었지만
남들에게 말할 수가 없어서 앓아 누웠다는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이 황당한 사실을 주인어른에게 말하는 하인.
그런데 이럴수가.
사실 주인어른도 쇠 핥는 걸 좋아했지 뭡니까.
심지어 아니나 다를까.
주인어른만이 아니라 마님까지도 쇠붙이 핥는 걸 좋아했습니다.
알고보니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유전이었던 것이죠.
아들의 취향을 안 부모는 그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절 지붕까지 올라갈 사다리를 놓아주었고,
그렇게 아들은 소원을 이루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사실 작중에서 말하기를 이 "의보주" 이야기는 내용 자체 만큼이나
외적으로 재미있는 사연이 얽혀 있는데요.
라쿠고란 전부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설화입니다.
현대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거나, 낡은 이야기가 사라지고는 하죠.
무대(고자)에서 오르내리는 이야기는 150~200석 정도이나
의보주 이야기는 한 번 명맥이 끊겨 기록만 남은 것을 현대에 되살렸다고 합니다.
이런 발굴 작업은 누가 가르쳐주지도 못하는 설화를현대에 맞춰 각색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만큼 사실상 고전 연구의 영역이나 마찬가지.
그렇게 애써 이야기를 살린다 해도 애초에 시대에 맞지 않아 맥이 끊긴 소재를
요즘 사람들이 받아들여준다는 보장도 없는 법이죠.
하지만 의보주란 페티시에 관한 이야기.
매니악하지만, 그렇기에 다양한 취향을 내보일 수 있는 21세기에는 먹힐 수 있다!
라고 작중에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