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619화 간단감상
본문
화봉요원 619화 滿籝一經 “가득 차있는 바구니, 책 한 권”
이전부터 화봉요원의 핵심 주제였던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 쓰인다’란 나레이션이 다시금 등장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뉘앙스가 살짝 변화한다. 이미 승리자에 의해 쓰인 역사조차도, 또 다른 ‘새로운 승리자’에 의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史冊, 由勝利者所撰
사서란 승리자가 쓰는 것.
而只有權力, 方能改變一切
권력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으니.
要洗掉汚名, 只有重新奪權
오명을 씻고자 한다면 다시 권력을 빼앗는 수밖에 없으리라.
연극이 끝나고, 결국 요원광이 독침(毒針)으로 순욱을 암살했다는 사실이 폭로된다. 요원광 곁에 있었던 악사(樂師)들과, 무대 아래에서 암살을 목격한 관객들이 이를 증언해주었다.
요원광은 사라진지 오래고, 암살을 확인한 조조군 병력이 범인의 흔적을 잡고자 극단에 들이닥친다. 요원광과 연관점이 있는 것이라면 사람, 사물을 가리지 않고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는 병사들.
한편, 병사들이 조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극단원 아란, 아매는 요원광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아매(阿梅) : 阿蘭, 阿廣眞的是刺客嗎?
아란(阿蘭), 정말 아광(阿廣)이 자객이야?
아란(阿蘭) : 樂師說他在台上刺了荀彧, 台下也有多人見證
악사(樂師)가 무대 위에서 그가 순욱을 찔렀다고 했고, 무대 아래서도 그걸 목격한 사람들이 많아.
아매(阿梅) : 眞的嗎? 難怪有人在大叫殘兵!
진짜라고? 어쩐지 사람들이 잔병 얘기를 떠들어 대더라니!
아란(阿蘭) : 還好阿梅妳沒有向他示好, 不然連妳也會被帶走
아매(阿梅) 네가 그 사람한테 호감을 표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너도 끌려갔을 걸.
아란(阿蘭) : 聽說咱們的台柱孟姐, 也與此事有關連啊
우리 극단의 간판 인물인 맹(孟)언니도 이 사건과 연관되었다던데.
잔병을 사칭하던 공(龔) 점주가 운영하는 극단인데도, 극단원 대다수는 요원광이 자객임을 몰랐다. 이는 극단 자체는 자객들과 무관하며, 공 노사가 자객들을 잠입시키기 위해 마련한 위장 회사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마도 필요에 따라 자객 두서넛만 잠입시키고 암살을 실행하는 모양.
대화가 이어지며 아란(阿蘭)이 요원광 뿐만 아니라 맹 언니(채염)도 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말을 하자, 아란(阿蘭)은 패닉에 빠져 이건 모두 모함이라고 소리친다. 엄청 잘생긴 요원광과 맹언니를 시기한 사람들의 모함이라며 소란을 피우자, 이를 제지하는 아란.
한편 무대 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양수와 공(龔)노사(=공 점주). 공 노사는 동작대 바깥에서 병력 이동이 있었는데(=조비의 병력), 우금이 나타나자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보고한다.
양수는 순욱의 약점인 인자함 때문에 독하게 마음먹지 못하고 유유부단하게 행동했음을 지적하면서도, 그 행위의 여파로 위공국의 성립이 저지되었음에 감탄한다.
공(龔)노사 : 據說外圍有部隊調動, 在羽禁來之前已全退下
듣자하니 외부 쪽에서 병력이동이 있었는데, 우금(羽禁)이 오기전에 모두 물러났다고 합니다.
양수 : 荀彧搖擺不定, 確是仁慈之過, 但成功阻立國, 足見其能力超凡, 可惜啊...
순욱이 뜻을 정하지 못하고 흔들린 건 참으로 인자함이 지나친 바이나. 국(國)의 성립을 성공적으로 저지한 것으로 그 능력이 범속을 초월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안타깝군....
공(龔)노사 : 公子丕巧妙地逃過一劫, 但于禁仍會深入調査嗎?
공자 비(丕)가 교묘하게 화를 피했다지만, 우금(于禁)은 계속 조사를 파고들까요?
양수 ; 曹氏要殺荀彧之人多不勝數, 當下已經不再重要
조씨(曹氏)에 순욱을 죽이고 싶어 하는 이들은 셀 수도 없이 많으니, 이제 와선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졌소.
양수 ; 再說荀彧對立魏表現出强大威脅, 他的去留對丞相也是矛盾
하물며 순욱이 위를 세움立魏에 강한 협박을 표명한 이상, 그의 거취는 승상에게도 모순이 될 터.
조비가 사사로이 병력을 움직인 건은 무마되었다고 해도, 우금이 이 암살 건을 계속 파고들 것인가 하는 공(龔)노사의 물음. 양수는 어차피 순욱을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즐비했으며, 순욱이 대놓고 조조와 대립각을 세운 마당에 이 암살 건을 깊이 파고든다면 조조에게 악명만 더해진다면서, 우금이 대충 덮고 넘어갈 것이라 한다.
오히려 양수는 암살의 성패보다 채염이 선보인 ‘허임병법’에 주목한다.
양수 : 反而這次測試的, 是蔡琰那令人眼界大開的攝心術,
오히려 이번에 시험해 본 것은, 채염의 대단한 섭심술(攝心術)되시겠소.
양수 : 得人心者得天下, 世間竟有鬼穀子般的兵法
인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 법, 세간에 귀곡자(鬼穀子)와 같은 병법이 있을 줄이야.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은 순욱의 연설보다, 채염이 선보인 ‘섭심술(=허임병법)’의 마력에 깊이 빠져든 양수. 그 와중 공(龔)노사는 뒤에서 보고를 위해 올라온 부하와 들리지 않도록 정보를 주고받는데..양수는 그 내용을 꿰뚫기라도 하듯 웃는다.
양수 : 直說吧, 不會是滅口計劃失敗, 讓燎原廣逃了?
솔직히 말해보시오. 죽여서 입막음시킨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 요원광(燎原廣)이 도망친 것 아니오?
공(龔)노사 : 是
그러합니다.
양수의 말대로, 공(龔)노사는 요원광마저도 죽여 순욱 암살과 관련된 모두를 입막음 시키고 싶어했다. 하지만 요원광의 제거는 실패로 돌아가고, 요원광은 산 채로 도망쳐버린 것. 암살에 오점이 남아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양수는 공(龔)노사를 책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허술한 구멍을 만들어둔 덕택에 잔ㅂㅅ화에 신뢰도를 더해줄 것이라 하는데.
양수 : 龔老闆找來的頂級刺客果然沒令人失望,
공(龔) 점주가 데려온 최고의 자객들은 과연 실망시키지 않는군.
양수 : 完美收場, 令殘兵戲曲更爲可信
극의 완벽한 마무리로, 잔병(殘兵) 희곡의 신빙성을 더욱 높여줬으니.
공(龔)노사 : 這是我的失策, 只是大人卻一點也不擔心?
이는 제 실책입니다만, 대인께선 조금도 걱정하지 않으십니까?
그래도 요원광을 살려두는 게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양수는 뼈있는 한 마디를 던진다.
양수 : 銅雀臺本是獻技之地,
동작대(銅雀臺)는 본래 기예를 선보이는 자리,
양수 : 曹丕已演出了一場鬧劇,
조비가 우스꽝스러운 극을 한 편 연출하였으니,
양수 : 也必有人, 不甘寂寞
그 적막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자가 있을 것이오.
양수&공 노사 파트는 끝. 장면은 전환된다.
일부 병사들은 이 난리통 소게서 사마의를 찾지만, 그는 순욱 뒤를 따라갔기에 당연히 찾을 수 없었다. 서서(徐庶)는 사마의를 찾는 소리가 높아지자, 이런 혼란 속에서 사마의의 애첩 백부인에게 괜히 피해가 갈까 그녀를 데리고 현장을 빠져나간다.
한편, 마차 한 대가 무대를 빠져나가려는데, 한 병사가 마차 안을 조사해보려다 마차의 주인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마무리짓는다. 주인을 몰라뵈어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바로 마차를 통과시키는데.
알고보니 그 마차의 주인은 조창(曹彰)이었다. 그리고 마차 안에는 채염 외에도 요원광, 그리고 그가 하후(夏侯)가문에서 빼내온 하후 아가씨도 있었다.
조창(曹彰) : 如妳所料, 昨晚的事眞的是充滿了陰謀
네 예상대로였다. 어젯밤 일은 정말 음모로 가득 차있었어.
조창(曹彰) : 只是...妳爲什麼要救他?
그런데..어째서 그를 구한거냐?
조창(曹彰) : 他可是刺殺荀彧的人啊
녀석은 순욱을 암살한 자가 아니던가.
채염 : 這小子與我有淵源, 既已相認, 又怎可以置之不理
이 아이와 저는 인연이 있는 지라, 이미 서로를 알아보았는데 어찌 그냥 버려둘 수 있겠습니까.
조창(曹彰) : 如果這是天意, 蔡琰妳這樣就是陷我於不義啊
만약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채염(蔡琰) 너는 나를 불의에 빠트리고 있는 셈이야.
조창(曹彰) : 別忘了我深入匈奴, 用盡了唇舌及錢財, 將妳從左賢王手上搶回...
내가 흉노에 깊숙이 들어가 입이 닳도록 말하고 돈을 모두 써서, 너를 좌현왕 손에서 데려왔다는 것을 잊지 마라...
채염 : 公子救命之恩豈能忘, 這次只是各取所需罷了
공자의 구명지은을 어찌 잊겠습니까. 이번 일은 다만 각자 필요한 것을 취한 것뿐.
채염 : 琰可背出失傳的四百多篇丞相視爲珍寶的古詩,
염(琰)은 승상께서 보배로 여기시는 4백여 편의 실전된 고시(古詩)를 외울 수 있으며,
채염 : 更能默出許臨的一本奇書
더욱이 허임(許臨)이 지은 한 권의 기서(奇書)를 암송할 수 있답니다.
여기서 채염의 엄청난 폭로가 나온다. 8기가 그렇게 기를 쓰고 찾아다니던 ‘허임병법’의 원전은 사실 채염이 머리에 모두 외워두고 있었던 것이다.
채염 : 只要你肯,
당신께서 동의하기만 한다면,
채염 : 這些, 只給你
이 모든 걸 당신에게만 드리겠습니다.
채염 : 公子請纓入匈奴, 別向我說對繼承人之位沒有興趣
공자 본인이 자청하여 흉노에 들어가셨으면서, 저에게 후계자 자리에 관심 없다고는 하지 마시길.
조창(曹彰) : 博學女子啊, 難怪父親對妳朝思暮想
학식이 풍부한 여자로군. 부친께서 아침저녁으로 너를 그리워하실만도 해.
조창(曹彰) : 這些, 我全部都要!
그것들을, 나는 모두 원한다!
본인이 자청해서 흉노 안쪽까지 들어와놓고서는, 후계자 지위에 관심없다는 말은 하지 말라는 채염. 당돌한 그녀의 모습에 조창은 그녀의 손가락을 잡아채며, 자신은 그녀의 머릿속에 든 모든 걸 원한다 답한다.
채염은 그 대신 자신을 도와 한 가지 일을 해달라 부탁한다. 내용이란 한 사람을 구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채염 : 可以
그러십시오.
채염 : 再幫我做一件事,
대신 한 가지 일을 하는 걸 도와주세요.
채염 : 我,
저는,
채염 : 想救一個人
한 사람을 구하려 합니다.
채염이 구하려는 ‘의문인’의 등장. 등을 보이며 등장한 누군가는 막 짐을 싸고 떠나려는 극단 안에 와있었다. 천천히 걸어가던 ‘의문인’은 한켠에서 분장한 여포 배우와 동탁 배우가 몸싸움하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보는데.
여포 배우는 동탁 배우를 때리며, 동탁 배우가 무대를 망친 탓에 제대로 된 후원금을 받지 못한다며 노성을 터트린다.
여포 배우 : 媽的, 都是你演出不力!
젠장, 이게 다 네가 공연을 제대로 못 해서다!
여포 배우 : 收場失敗, 那夢寐以求的打賞全沒了!
연극 마무리에 실패해서, 꿈에도 바라던 후원금이 모두 날아가버렸다고!
동탁 배우 : 大, 大哥, 我又怎會知荀彧上台?
혀, 형님. 제가 어떻게 순욱이 무대 위에 오를 줄 알았겠어요?
여포 배우 : 董卓, 叫我戰神呂布!
동탁, 날 전신 여포라 부르라고!
이 와중에 연기 스위치가 꺼지지 않았는지 자신을 ‘전신 여포’라고 부르라는 여포 배우. 하필 ‘전신 여포’라는 말에 스위치가 눌린듯 ‘의문인’은 그 배우의 멱을 쥐고 잡아 올린다.
동시에 그는 ‘전신 여포’를 기억한다는 묘한 대사를 뱉는데...
??? : 我記得
내 아직 기억한다.
??? : 我又怎會忘記
어찌 잊을 수 있으리.
??? : 當初不齒你助紂爲虐的手法,
당초 조주위학하는 네 방식을 경멸했으나,
??? : 但原來我所做的, 竟是跟你一樣
내가 한 일은 결국 너와 같은 꼴이었구나.
조조 : 在壽春?
수춘이라고?
조진 : 是, 我會安排他因內疚而自盡
예, 그는 마음이 괴로워 자진한 것으로 제가 안배했고,
조진 : 屍首已處理,
시체도 처리했으니,
조진 : 不失荀彧之體面
순욱이 체면을 잃는 일은 없을 겁니다.
결국 조진&조휴 일당은 지난 화 사마의의 말대로 순욱의 시체를 수춘으로 끌고갈 모양. 수춘에서 빈 찬합을 받아 우울에 잠겨 죽었다는 식으로 ‘연출’할 거란 말에 조조는 묘한 표정을 짓는다.
조조 : 又是...一齣戱
또...한 편의 연극이구나.
조조 : 藥
약.
두통 때문에 소리를 지를 정도로 아파하는 조조. 그 광경을 지켜본 조휴&순유는 두통을 다스릴 약이 벌써 떨어졌음에 불안감을 표한다. 그 곁에는 태의승(太醫丞)의 조신한 자세로 자기가 ‘약’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을 들여보냈다고 하는데.
순유는 그 태의승에게 미심쩍은 시선을 던지고, 조조가 저리 아픈 마당에 이상한 짓 할 생각 말라는 엄포를 놓는다. 아마도 그의 이마 위의 문신-태평도들이 찍는 특이한 문신 때문인듯.
조휴 : 那批給丞相治頭痛的石散, 這麼快就被他用光了?
승상의 두통을 다스릴 석산(石散)은 벌써 다 쓰신 건가?
태의승(太醫丞) : 請放心, 懂製藥的神醫已被傳入宮
걱정마십시오, 제약법을 아는 신의에게 이미 입궁하라 전했으니.
순유 : 曹休,
조휴,
순유 : 人在病疾時特別軟弱, 尤其對主君...
사람은 병에 걸렸을 때 약해지는 법, 특히 주공께서는...
순유 : 要愼防那些懂醫術的人妖言惑衆, 於預朝政
의술을 아는 자가 요언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조정에 간섭하는 것을 막아야 하네.
순유 : 太醫丞, 你當明白我所言,
태의승(太醫丞)께서도, 잘 알아두시오,
순유 : 有荀攸在, 休得放肆!
순유가 있는 한, 함부로 설칠 수 없을 것이라고!
태의승(太醫丞) : 是, 尙書令大人
예, 상서령(尙書令)대인.
조휴 : 不必擔心,
걱정마십시오.
조휴 : 太平道, 早已沒有威脅
태평도는, 이미 위협이 되지 않으니까요.
조휴 : 你也要保重,
보중하십시오
조휴 : 荀家, 要靠你了
순가는, 당신에게 의지해야 하니까.
??? : 坐好, 整理
똑바로 앉게, 몸가짐 바로 하고.
동탁 배우 : 是! 大俠饒命!
예, 예! 살려만 주십시오 대협!
??? : 回來了
돌아왔습니다.
의문인은 동탁배우에게 똑바로 앉으라는 말을 하고는 절을 올린다. 동탁 배우가 아니라, 먼저 죽은 동탁에게 제사를 치르는 것. 동탁 배우는 말하자면 제사상에 올린 영정사진 역할이었던 것이다.
??? : 放心, 家族裡, 還有我
걱정 마십시오, 가족 중에 아직 제가 남아 있으니.
여포 배우 : 你、誰?
네놈, 누구냐?
병사들 : 這裡,
여기다.
병사들 : 太醫丞找的人在這裡
태의승께서 찾는 분은 여기 계시네.
병사들 : 是隴西神醫董祀先生?
농서(隴西)의 신의(神醫) 동사(董祀) 선생이십니까?
*동사(董祀) : 채염의 남편
동사(董祀) : 正是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