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 이 만화 악역에 대한 단상
본문
"귀칼은 악역 과거가 아무리 불쌍해도 죽여버려서 좋다!" 이 이야기 정말 많이 보는데.
그게 사실...그것보단 좀 복잡하다.
당장 인간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인성에 하자 있는데 불행한 과거라는 사연이 있었고 딱히 문제제기도 없는" 경우가 종종 보이니.
정확히 말해선 악역을 죽이는 게 좋은 게 아니라, 그래도 되게 설정을 잘 만들어 놓은 경우다.
커뮤에서나 죽여라 죽여라가 쉽게 나오지, 여전히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 는 창작물에서 조심해서 다루는 소재다.
아무 생각 없이 다 죽여버리는 내용이 그렇게 대중적인 소재가 아닌 이유가 있다.
일단 최소한의 윤리성은 담보되어야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더 많이 팔릴 것 아닌가.
그리고 귀멸의 칼날은 적 모가지를 댕겅댕겅 날려버리면서도 윤리적 문제를 최대한 덜어내는데,
일단 도깨비는 더 이상 사람도 아니고 (은근히 중요하다, 이거)
사후세계도 존재하고, 지옥도 실존하는 등 죽인다고 끝도 아닌데다,
도깨비는 인간을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니 당연히 싸우는 게 옳고,
대부분 인간으로써의 인생도 망하고 괴물이 되어 무의미한 악업만 쌓는 중이라 죽이는 게 차라리 자비다.
그러니까 귀멸의 칼날은 악역을 불편함 없이 죽일 수 있게 설정을 잘 만들어놔서 평가가 좋은 케이스지,
그냥 악역을 죄다 썰어죽여서 평가가 좋은 작품은 아니다.
무턱대고 다른 작품에다가 귀칼은 다 죽이는데 왜 안 죽임! 하기엔 좀 그렇다는 말.
설정 자체가 거기에 맞춰져서 짜여져 있는데 일대일 비교가 그렇게 간단하게 성립할 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