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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딸] 트레이너가 된 이유

Anonymous | | 조회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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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저물기 시작한 노을 빛이 창가를 비출 무렵, 나는골드십에게 대뜸 질문을 던졌다.
 


 


 


 


 

"너는 뭐 때문에 달리고 있는 거야?"


 


 

"응? 뭐야 갑자기?"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 너가 왜 달리고 있는 건지"


 


 

"흐음... 여자의 비밀을 알려고 들다니, 꽤 대담하네"


 


 

"아니야 말하기 싫으면..."


 


 

"됐어, 가르쳐줄게"


 


 


 

황급히 말을 바꾸는 내 말문을 틀어 막고는 그녀는 얘기하기시작했다.
 


 


 


 

"내가 달리고 있는 이유는 말이지~"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의자에 앉은 나의 등 뒤로 돌아가고는 내 머리에 턱을 얹었다.


 


 


 

"너같이 재밌는 녀석을 찾으려고 달리고 있는 거야"


 


 


 

그대로 골드십은 손가락으로 내 볼을 쿡쿡 찌른다.


 


 


 

"근데 너, 나한테 따분한 녀석이라는 둥 하지 않았었나~?"


 


 


 

되갚아 주듯이 내 머리 위에 있는 그녀의 얼굴에 손을 뻗어, 볼을 찌른다.


 


 


 

"딱히 따분한 녀석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 난 "세상 따분하다는 듯이 있었다" 고 말했을 뿐이야"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럼 난 너가 말하는 재밌는 녀석이라는 건가?"


 


 

"당연하지! 고루시쨩은 따분한 녀석 따위 따르거나 하지 않는다구!"


 


 

"그...러냐, 그거 다행이네"


 


 

"모처럼 이니까 너도 왜 트레이너가 된 건지 알려줘!"


 


 

"내 얘기 같은 거 들어도 재미 없을걸"


 


 

"됐으니까! 여자애의 비밀을 들었으니까 너도 말할 의무라던가 그런게 있잖아?"


 


 

"뭐... 그것도 그렇네... 그럼 얘기해 줄 테니까 듣고 비웃지는 마라?"


 


 

"비웃을 리가 없잖아! 자, 빨리빨리!"


 


 

"....우리 어머니는 트레이너였어"


 


 

"알고 있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말한 적 없지 않나?"


 


 

"우리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자구?"


 


 

"어... 응... 그럼 마저 말한다?"


 


 

"옛날에 어머니가 담당한 우마무스메하고 같이 만나러 간 적이 있어"


 


 

"그렇구만... 그 우마무스메 이름 기억하고 있어?"


 


 

"아니... 아직 어렸을 때였고 그다지 흥미도 없었으니까 잊어버렸어... 뭔가 새까맣고 뒷머리는 묶었던 것같은데..."


 


 

"알아보면 되는 거 아니야? 트레이너였으니까 담당한 우마무스메하고 같이 정보가 보관돼있을걸?"


 


 

"뭔가 부모의 과거를 조사하는 건 좀 그래서..."


 


 

"아... 그건 그렇지"


 


 

"그래서 그 때, 그 사람도 자식을 데려왔었어. 나보다 다섯살 정도 어린 밤색 머리 우마무스메였는데"


 


 


 

어느샌가 그녀는 내 머리 위에서 떨어져 창문에 기대고 있다.


 


 


 

"그래서... 두 분이 얘기하고 있을 때, 심심했으니까 그 애한테 말을 걸어봤어"


 


 

"옛날부터 트레이너는 대담했지~"


 


 

"보고 있었다는 듯한 반응이네 너..."


 


 


 

뜻하지 않게 웃어버린다.


 


 


 

"....그야 보고 있었으니까"


 


 

"응? 뭔 말했어?"


 


 

"아니, 딱히? 것보다 마저 얘기해줘"


 


 

"어, 그래. 그래서 말이야? 그 애한테 말을 걸었는데, 반응이 시원찮다고 할지.. 뭔가 웃음기가 없는 애였어. 엄청예쁜 애였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겨보려고 했는데 그 날은 결국 끝까지 웃어주질 않았어"


 


 

"그래서... 그게 트레이너가 되려고 한 이유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건데?"


 


 

"뭔가 여기까지 얘기해 놓고 말하는 것도 부끄러운데... 그 애를 웃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하다 보니까..유능한 트레이너가 되어서 우마무스메를 육성하면.. 그 애를 강한 우마무스메로 만들면 웃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들었어.일방적인 생각이지만 말이야." 


 


 


 

"그래서, 단적으로 말하자면 난 그 애를 웃게 하고 싶다는 꿈을이루기 위해서 트레이너가 된 거야." 


 


 


 

그 애, 지금은 어떻게 지내려나. 그런 생각에 빠져 적막이 흐르던 찰나, 그녀는 돌연 입을 열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 꿈, 이미 이룬 거 아니야?"


 


 


 

저무는 석양을 등지고 웃는 그녀의 새하얀 머릿결은, 어째서인지 밤색으로 비쳐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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