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좀비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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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든 순간", 다음웹툰에 그렸고 단행본으로 나왔던 작품,
서울의 한 교외 아파트 단지에 살던 주인공에게 좀비사태가 닥쳐서
주변에 살던 이웃들이랑 쌰바쌰바하는 스토리, 정치적으로 호불호가 큰 강풀인만큼
촛불시위, 미국산 쇠고기, 외국인 노동자 같은 사회문제들이 곳곳에 나오기도 함.
작중의 좀비들은 자아가 사라지고 기억도 없어지지만
죽기전에 가장 하고싶었던 일이나 소중했던 추억을 되뇌인다는 설정이고
그로인해 생기는 여러 휴머니즘적 에피소드들이 얽히고 섥히는 내용임.
이 설정을 사용해 가장 감동스러웠던 부분은 감염된 좀비 부부가 "바다에 가고싶다"는
아내의 생전기억을 끝끝내 잊지않고 좀비 상태로 같이 바다까지 걸어갔다가 잠수해 좀비로서의 생을 마감하는 장면.
그외 좀비물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생존자들의 처우나 대립같은 문제는 정부와 군대가 굳건히 유지되서
생존자들에게 헬기나 인력으로 구호품을 보급한다는 설정이 있어서 크게 부각되지않음.
이 장르에서 흔히 보이는 처절한 생존투쟁은 나오지 않기에 이걸 기대하고보면 실망할거임.
그래서 중간에 군복무로 좀비사태를 피했던 주인공 친구가 생존자들에게 보급품을 전달하다가
우연히 주인공을 재회하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음.
강풀의 이전 작품들처럼 좀비사태를 배경설정으로 삼았을뿐 사람간의 관계나 연결성이 중심인 작품인데
그래도 뭐 나쁘진 않더라, 소중한 추억이나 소원이 유일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좀비들이란 설정이
나중에 떡밥으로 쌓이고 쌓여 나름 감동적이고 그럴싸한 결말을 보여줬고..
요것도 저번에 나온 초능력자물처럼 드라마로 나오면 괜찮을것 같음.
지금 기준으로 정치적으로 문제될 요소 싹 없애거나 순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