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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래곤) 이런 프리퀄 단편 있었으면 좋겠음

Anonymous | | 조회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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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지만

오늘도 쏟아지는 업무+탈모부장의 일거리 떠넘기기로

거의 11시 다 되어서야 지친 채 퇴근하는 코바야시,

까딱하면 밤샘도 각오했었지만

다행히도 든든한 지원군인 타키야가 도와준 덕에

어떻게든 전철 막차는 탈 수 있는 시간에 업무를 끝내고나가려는데...


 

[코바야시, 오늘도 수고했어~]

"타키야, 늘 신세만 지게 되네... 감사~"


 

언제나처럼 살갑고 든든한 동료인 타키야,

그런데 오늘의 타키야는 평소와는 달리

왠지 익숙한 안경쓴 할아버지가 그려진 큼직한 봉투를 들고있었는데...


 

"오, 치킨이잖아. 아까 저녁 요기거리 사러가면서산거야?"

[뭐... 일단은 크리스마스이고 하니까...]

"헤에... 치킨파티인가... 좋네... 같이 먹기로 한 사람들도있는거야?"

[후후... 그야 물론이지... 그것은...]


 

말하던 도중 앞섭 안주머니에서 똥글뱅이 안경을 꺼내는타키야,


 

[♡☆□○◇ 온라인의 모든 솔로 동지들과 함께인검다!!!]


 

평소에는 친절한 말투의 훈남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 정체는 상당한 덕력을 지닌 숨덕인 타키야,

거기에 코미케에는 매년 참가하며 자작게임까지 출품하는

이 업계에서는 나름 이름있는 능력자였던 것이다!!!


 

"아... 뭐, 예상했던 대로네... 하하..."

[물론입죠, 영양가 높은 치킨은 밤샘의 원동력!!!

그리고 평소보다 높은 경험치와 레어아이템 드랍율,

거기에 무료가챠와 언제나 든든한 솔로부대 동지들과 함께라면

불초 타키야, 뜨거운 성야를 보낼 준비 만전인것임다!!!]

"어... 재밌겠네... 열심히 해봐;;;"


 

그런데 그 때 타카야가 봉투를 뒤적거리더니

작은 상자가 들어있는 봉투를 하나 꺼낸다.


 

[물론 코바야시공 것도 준비했슴다~]


 

사이즈를 보니

치킨이 세 조각(보통 다리, 날개, 가슴살 구성) 들어있는

작은 박스였다.


 

[코바야시공이라면 자기 전에 맥주 한 잔 하고 잘 것 같아서말임다.

크리스마스 아님까, 맥주안주로라도 쬐끔 기분좀 내셨으면함다.]

"헤에... 치킨 안주인가...

아 그리고 타키군, 나는 별 상관 없지만

괜히 다른 여직원한테 이런 친절 베풀다가는

괜히 오해산다~"

[뭐, 저도 코바야시공이니까 편하게 이러는거지 말임다.

크으... 그동산 일코하기 겁나 빡셌는데

코바야시공처럼 이야기가 통하는 덕후친구를 만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그래, 덕친이지. 어쩌다보니 성별만 서로 다를뿐인..."


 

그렇게 같이 걷다가 코바야시가 타야 할 전철역 앞,

[코바야시공, 잘 들어가십쇼. 메리크리~]

"타키군도, 치킨 고마워. 메리크리~"


 

그렇게 타키야와 헤어지고

집으로 향하는 전철에 몸을 실은 코바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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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인가...

그러고보니 살아오면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은

딱히 좋은 게 없네...

산타할어버지에게 원하는 선물을 쓴 편지는

늘 머리맡에 놓고 잤지만

(예쁜 옷이 입고싶어요, 귀여운 인형이 갖고싶어요,

작은 토끼를 키우게 해주세요 등등의 편지내용 회상)

언제나 실제로 받은 건 란도셀이라던가

책이랑 학용품 등 공부쪽이랑 관련된 것들 뿐이었지...

뭐... 그래서 어려서부터 일찍

"산타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어버렸지만..."


 

곧 자신이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해서

언제나처럼 귀갓길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맥주 몇 캔을 사는 코바야시

그리고 지금 익숙한 길, 익숙한 하늘에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가 내리기 시작한다.


 

[눈...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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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이지적으로 보이지만

어쩐지 감정 한 조각쯤 빠진 것처럼 보이고

다소 쓸쓸해보이는 표정으로

하늘을 응시하는 코바야시


 

"이게... "외롭다"고 하는 걸까...

고향을 떠나 도쿄에 있는 전문학교에 혼자 진학했을 때

그리고 지금 직장에 취직했을 때도

나름 좋은 동료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결국 살아가야 하는 건 나 혼자였으니까

이런것쯤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연애같은 걸 하고싶은 건 아냐...

애초에 관심도 별로 없을뿐더러

지금은 내 한 몸 감당하기도 버겁고...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코바야시는

텅빈 골목길의 가로등불 밑에서

우두커니 멈춰선다.


 

"산타같은 거... 없다는 거 뻔히 알지만...

딱히 나쁜 아이로 산 건 아닌것같은데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원하는 선물 안준 건너무하잖습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라도 그동안 안준 거 다 탕감해드릴테니

딱 하나만 들어줬으면 함다...

진짜... 눈 한번만 딱 감고...

하늘에서 메이드 한 명만 떨궈주십쇼!!!"


 

이런 소리를 내뱉고는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는지 피식 웃는 코바야시


 

"...뭐래니? 푸흡..."


 

다시 발걸음을 집으로 재촉하고...


 

"그래... 오늘은 타키야가 준 치킨에다가

맥주 마시고 나서

내일 휴일이니까 푹 쉬자...

그리고 얼마 안있으면 새해였지?

후리소데 같은 건 없지만...

시간 되면 오랫만에 첫 참배라도 가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코바야시의 뒤로

얇게 쌓인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이 이어진다.


 

(치킨 먹으면서 "미지근해"라고 말하는 코바야시 뒤에떠있는

[토르와 처음 만난 날, 앞으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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