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원 에세이 -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9.1)
본문
<앵콜요청금지> <졸업> <보편적인 노래>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등
많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며 꾸준히 사랑받는 노래를 만든 싱어송라이터 윤덕원이
첫 책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을 선보인다.
20여 년간 활동해온 그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전곡을 작사, 작곡했으며
몇몇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가 만들어온 가사, 곡, 글 모두 ‘씀’으로 탄생했기에,
그에게 ‘쓰기’라는 창작 행위는 가장 주요한 활동이자 화두다.
좋은 노래와 글을 세상에 남기고 싶은 저자의 ‘열심’이 책 전반에 나타난다.
그런데 훌륭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욕 때문에
오히려 작품을 남기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앨범과 앨범 사이, 5년 또는 8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완벽하지 않은 것은 굳이 남길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녹음하지 않은 곡은 사라졌다.
쓰지 않은 문장도 흘러가버렸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거듭 자문했다.
‘어떤 노래를 만들어야 할까?’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동안 그가 지은 노래 제목, 노랫말과 겹치는 고민이 책에 솔직하게 드러난다.
고민 끝에 목표하게 된 것이 바로 ‘열심히 대충’이라는 마음가짐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꾸준히 품으면서도,
완벽하지 않지만 일단 뭐라도 써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담감만 느끼고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를 벗어나,
그 순간에만 기록할 수 있는 망설임과 반짝이는 것들을 모아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마음먹은 윤덕원은 노래와 글을, 커리어와 인생을 써내려간다.
공연하며 관객을 만나고, 동료와 서로를 격려하며,
음악으로 사람들과 연대하고 연결되는 감각을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