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치유할 수 없는 질병
본문
저자 - 슬라보예 지젝
역자 - 노윤기
출판사 - 현암사
쪽수 - 492쪽
가격 - 26,000원 (정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펼치는 자유론
전쟁과 질병과 극우 정치가 횡행하는 시대
인간의 자유란 무엇이고, 어두운 시대에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슬라보예 지젝이 펼치는 자유론
전쟁과 질병과 극우 정치가 횡행하는 시대
인간의 자유란 무엇이고, 어두운 시대에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는 슬라보예 지젝의 이번 책 제목은 단 한 단어, 바로 "FREEDOM(자유)"이다. 그의 책이 한국에서 출간을 준비하는 동안 ‘자유’라는 단어는 한국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얼마 전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과 언론을 분석한 기사를 보면 그가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자유"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였다고 한다.
대체 자유란 무엇일까. 앞에 어떤 단어가 붙는지에 따라 자유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누군가는 인간의 자유, 사랑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편에 있는 이들은 권력의 자유, 자본의 자유를 외치며 사람들을 억압하고 선동한다. 그만큼 자유는 매혹적이고 숭고하면서도 때로는 위험한 개념이다.
지젝은 이번 책에서 프로이트와 구조 심리학, 근현대 철학을 망라한 이론으로 신神과 자유의지와 욕망의 문제를 분석하여 자유의 가치와 개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인의 자각과 시민 공동체의 연대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가 생각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인류는 언제나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의 참상 속에서 가장 큰 자유를 실행해 왔다. 상식과 제도와 자유(리버티)가 무너진 사회에서 우리는 자유의 최저치(프리덤)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총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각성하여 투표장에 들어서는 때는 이미 민주주의가 허물어진 뒤고, 그제야 우리는 투표를 통해 유의미한 자유를 실현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때 정말로 자율적이다. 혹은, 이미 결정된 사실을 알면서도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는 운명과 일치한다고 지젝은 말한다.
전쟁, 질병, 혼란한 자본주의, 다양한 가치의 충돌…
붕괴의 시대, 철학으로 자유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
지젝은 언제나 그래왔듯 권력자들을 통렬히 비판한다. 독재자들은 강박 신경증 환자와도 같아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발각되지 않도록, 혹은 중요한 질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건과 구설수를 만든다. 그들은 무언가를 타파해야 한다며 ‘거세’를 자신의 공적 이미지로 활용하는데,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 뒤에 숨어 정말로 중요한 행정 절차들을 진행시킨다.
지젝은 또한 이 책에서 불평등의 문제도 지적한다. 돈이 많을수록 사회가 빈곤해지는 부의 역설이 생기는 이유는 인간이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큰 결핍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은 슈퍼에고의 역설과도 같아서, 사람들은 타인의 명령을 더 많이 따를수록 더 큰 죄책감을 느낀다. 결국 부패 권력은 부를 확대하여 시민을 가난하게 하고, 명령의 범위를 넓혀서 시민을 죄인으로 만든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논쟁인 차별의 문제도 현대 심리학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성이 적절히 통제되지 않으면 과도한 쾌락이 그녀들을 앗아갈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고 지젝은 지적한다. 인종차별도 마찬가지로 타자의 즐거움에 대한 일종의 질투인데, 타자가 우리 삶의 일부 즐거움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철학과 사회학,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의 현상들을 분석하는 지젝답게 영화 〈매트릭스〉를 이야기하며 묻는다. 당신은 매트릭스의 살아있는 배터리로 계속 머물 것인가? 그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진정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매트릭스〉의 주인공이 그러했듯 아이러니하게도 각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아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말초적인 욕망 대신 자유의 객관적인 도구가 되어야 한다. 혁명도 마찬가지다. 혁명을 주도하는 운명적인 주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각자가 스스로 혁명 주체이자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인문, 사회, 예술, 대중문화를 오가는 지식의 향연
자유는 때로 먼 길을 우회하기도 한다. 지젝은 러시아 군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건네던 우크라이나 할머니를 예로 든다. “이 씨앗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어둬. 네가 만일 우리 땅에 쓰러진다면 그 자리에 해바라기가 자랄 테니까.” 그녀의 행위는 군인의 사후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 해바라기가 피어난다는 것은 군인이 자행한 폭력에 대한 속죄이자, 그 꽃이 지역 생태계로 받아들여지는 관용이다.
결국 자유란 이미 결정된 것을 알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지젝은 파멸할 것을 알면서도 발할라 성으로 입성하는 바그너의 오페라 〈라인의 황금〉 속 신들의 모습에서 자유의 일면을 본다. 그것은 새로운 주인의 위치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이다.
자유와 죽음, 멸망을 오가는 이 논리가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지젝의 문장은 칸트와 헤겔은 물론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의 토대 위에 얹혀있기 때문에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철학과 영화와 예술을 넘나들며 전개되는 지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자유란 무엇일까. 앞에 어떤 단어가 붙는지에 따라 자유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누군가는 인간의 자유, 사랑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편에 있는 이들은 권력의 자유, 자본의 자유를 외치며 사람들을 억압하고 선동한다. 그만큼 자유는 매혹적이고 숭고하면서도 때로는 위험한 개념이다.
지젝은 이번 책에서 프로이트와 구조 심리학, 근현대 철학을 망라한 이론으로 신神과 자유의지와 욕망의 문제를 분석하여 자유의 가치와 개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인의 자각과 시민 공동체의 연대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가 생각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인류는 언제나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의 참상 속에서 가장 큰 자유를 실행해 왔다. 상식과 제도와 자유(리버티)가 무너진 사회에서 우리는 자유의 최저치(프리덤)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총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각성하여 투표장에 들어서는 때는 이미 민주주의가 허물어진 뒤고, 그제야 우리는 투표를 통해 유의미한 자유를 실현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때 정말로 자율적이다. 혹은, 이미 결정된 사실을 알면서도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는 운명과 일치한다고 지젝은 말한다.
전쟁, 질병, 혼란한 자본주의, 다양한 가치의 충돌…
붕괴의 시대, 철학으로 자유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
지젝은 언제나 그래왔듯 권력자들을 통렬히 비판한다. 독재자들은 강박 신경증 환자와도 같아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발각되지 않도록, 혹은 중요한 질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건과 구설수를 만든다. 그들은 무언가를 타파해야 한다며 ‘거세’를 자신의 공적 이미지로 활용하는데,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 뒤에 숨어 정말로 중요한 행정 절차들을 진행시킨다.
지젝은 또한 이 책에서 불평등의 문제도 지적한다. 돈이 많을수록 사회가 빈곤해지는 부의 역설이 생기는 이유는 인간이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큰 결핍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은 슈퍼에고의 역설과도 같아서, 사람들은 타인의 명령을 더 많이 따를수록 더 큰 죄책감을 느낀다. 결국 부패 권력은 부를 확대하여 시민을 가난하게 하고, 명령의 범위를 넓혀서 시민을 죄인으로 만든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논쟁인 차별의 문제도 현대 심리학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성이 적절히 통제되지 않으면 과도한 쾌락이 그녀들을 앗아갈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고 지젝은 지적한다. 인종차별도 마찬가지로 타자의 즐거움에 대한 일종의 질투인데, 타자가 우리 삶의 일부 즐거움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철학과 사회학,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의 현상들을 분석하는 지젝답게 영화 〈매트릭스〉를 이야기하며 묻는다. 당신은 매트릭스의 살아있는 배터리로 계속 머물 것인가? 그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진정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매트릭스〉의 주인공이 그러했듯 아이러니하게도 각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아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말초적인 욕망 대신 자유의 객관적인 도구가 되어야 한다. 혁명도 마찬가지다. 혁명을 주도하는 운명적인 주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각자가 스스로 혁명 주체이자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인문, 사회, 예술, 대중문화를 오가는 지식의 향연
자유는 때로 먼 길을 우회하기도 한다. 지젝은 러시아 군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건네던 우크라이나 할머니를 예로 든다. “이 씨앗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어둬. 네가 만일 우리 땅에 쓰러진다면 그 자리에 해바라기가 자랄 테니까.” 그녀의 행위는 군인의 사후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 해바라기가 피어난다는 것은 군인이 자행한 폭력에 대한 속죄이자, 그 꽃이 지역 생태계로 받아들여지는 관용이다.
결국 자유란 이미 결정된 것을 알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지젝은 파멸할 것을 알면서도 발할라 성으로 입성하는 바그너의 오페라 〈라인의 황금〉 속 신들의 모습에서 자유의 일면을 본다. 그것은 새로운 주인의 위치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이다.
자유와 죽음, 멸망을 오가는 이 논리가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지젝의 문장은 칸트와 헤겔은 물론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의 토대 위에 얹혀있기 때문에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철학과 영화와 예술을 넘나들며 전개되는 지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목 차
- 들어가는 말 : 뷔리당의 당나귀를 움직여라
중국에 나타난 기적 | 선택받지 않으면 선택할 수 없다 | 자유의 가능성
자유를 생각하다
1 자유 그리고 그것의 한계
프리덤 vs. 리버티 | 위반을 규제하다 | 자유, 지식, 필연성 | ‘아니오’를 말할 자유
2 자유 의지는 있는가?
결정론과 변주 | 과거를 재구성하기 | 초월론을 넘어서 | 파스칼의 내기
3 지양될 수 없는 잔여, 그리고 죽음의 죽음
절대자의 관점 | 신의 죽음 | 정치 행위로서의 자살 | 실패로 돌아간 부정의 부정
더 깊은 사유
1 포테스타스와 초결정론
2 탈구로서의 지양
3 애나를 창조하고 매들린을 연기하라
4 비재현적 예술의 정치적 함의
인간의 자유
4 마르크스는 증상뿐 아니라 충동도 얻어냈다
대신에 | 진보와 무관심 | 변증법적 유물론? 하지만… | 마르크스는 어떻게 충동을 얻었는가
5 무정부적 봉건주의에 이르는 길
메타버스라는 파란 약 | 문화자본주의에서 암호화폐까지 | 야만적인 수직성과 통제 불가의 수평성
6 국가와 반혁명
사회적 관계가 붕괴될 때 | 자생적 질서의 한계 | 이곳에는 국가가 있다! | 공산주의적 욕망을 포기하지 말라
더 깊은 사유
5 보편화된 폐제? 고맙지만 사양할게!
6 뻔뻔한 부끄러움
7 영화 대신 혼돈
8 글로벌 시대에 조국을 사랑하는 법
마치는 말 : 묵시록의 네 기사
우크라이나와 코소보… 그리고 유럽에서 나치 제거하기 | 자연의 종말 | 자신에게 진실하지 말라 | 주인은 누구의 노예인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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