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지드 - 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
본문
노벨문학상의 수상자이자 우리에게도 익숙한
앙드레 지드는 스스로 여러 번 밝힐 정도로 몽테뉴 『수상록』의 열렬한 독자이다.
그는 “그에게 완전히 빠져들어 그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예일대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몽테뉴를 탐구한 글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수상록』의 일부를 발췌한 글을 실었고,
그것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출간되었다.
앙드레 지드는 이 책의 1부 ‘몽테뉴는 누구인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몽테뉴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왜 그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서술한다.
『수상록』은 일상의 일들과 세상사에 관한 생각을 담은 어렵지 않은 글이지만,
이 책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방대한 분량과
고전 문장 특유의 난해함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앙드레 지드가 『수상록』에서 골자만 뽑아서 엮었을 뿐만 아니라,
마치 독후감 같은 글로 대중과 교감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앙드레 지드는 이 책의 서두에
『수상록』을 해석하면서 느낀 소회를 이렇게 밝힌다.
“나는 그저 사람들이 씌워놓은 포장을 벗겨내고,
때로 『수상록』의 기지 넘치는 글들의 이해를 방해하는
숨 막히는 충전재를 걷어냈을 뿐이다.”
몽테뉴의 『수상록』은 당시에도
유럽 사람들을 들썩이게 할 만큼 센세이셔널한 글이었다.
몽테뉴는 내전이 끊이지 않는 국내 정세 속에서도
오직 인간이 가야 할 길을 모색한 모랄리스트의 선두 주자였으며,
그의 글은 만들어진 줄거리 또는 학문적 지식 없이도
인간이 자기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알려준 에세이의 시초가 되었다.
특히 이 책에서 앙드레 지드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인간의 관심사인 사랑, 우정, 교육, 늙음과 죽음에 관한
몽테뉴의 시선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보여준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갈수록 나 자신을 잃고 사회적 물살에 휩쓸리기 쉽다.
몽테뉴는 이 글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는 꿋꿋함과
나를 지키는 유연함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 책은 분명 오늘의 우리에게 큰 위안과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