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제작사, 3년 연속 폐업 증가
본문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3년 연속 도산·폐업 증가 — 문제 이어진 기업들, 원청 철수도 눈에 띄어
제국데이터뱅크가 정리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의 도산은 2건, 휴폐업 및 해산은 6건으로 총 8건에 달해 시장에서의 퇴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간 기준으로는 과거 최다였던 2018년의 16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이하고 있으며, 3년 연속 증가가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 특징적인 점은, 하청 전문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을 수주하고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원청·그로스청(총괄 하청) 소속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들의 도산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시장에서 퇴출된 제작회사 중 약 절반이 원청·그로스청이었다.
그로스청을 담당하던 에카치 에피루카(Ecachiepiruka) 를 비롯해, 약 반년의 방송 연기와 블루레이 발매 중지 등 문제가 잇달아 발생한 『속삭이듯 사랑을 노래하다』를 제작한 클라우드하츠(Cloud Hearts), 3DCG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던 「5」 등, 자체 제작 능력을 갖춘 기업들이 잇따라 경영파탄에 몰렸다.
배경에는 코로나 시기의 수주 감소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 수주가 급증했지만, 공급 능력이 따라가지 못한 사례, 그리고 엔저(円安) 로 인해 해외 외주비가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경우가 겹친 것이 있었다.
애니메이션 제작 산업은 해외에서의 높은 평가를 배경으로 시장 규모가 사상 최고를 갱신하며 확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작 현장에서는 비용 상승을 단가에 반영하지 못한 ‘이익 없는 과중노동’ 상태에 빠지고 있다.
제국데이터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원청 제작사의 약 60%가 2024년도 실적을 ‘악화’ 로 답했다.
매출 증가 속도를 웃도는 제작비와 인건비 상승이 두드러지며, IP(지식재산권) 수익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없는 중소 제작사일수록 어려움이 뚜렷하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2025년 가을 방영 예정이던 애니메이션의 방영 연기가 잇따르고 있으며, 업계 전반에서 애니메이터 등 인력 부족도 가시화되고 있다.
제작위원회에 출자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제작비 인상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만, 중소 제작사들은 여전히 2차 하청 형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자체 IP를 보유하지 않은 제작사는 히트작의 이익을 누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