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 한국 고대사를 다시 쓴 52장면
본문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고대사를 선명하게 만든 발굴의 순간들
깊이 파고들수록 샘솟는 새로운 질문들
발굴은 작은 조각들을 발견해 역사라는 끝없는 세계의 모자이크를 채워나가는 작업이다. 특히 기록이 적은 한국 고대사에서는 사소한 발굴 하나도 온 학계가 주목할 만큼 중요하다. 지금도 고고학자들은 전국 각지와 세계 곳곳에 묻혀 있는 유적과 유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조금씩, 꾸준히 역사의 빈틈을 채워온 발굴의 성과는 2000년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시작으로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2023년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등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이 책은 수십 년간 발굴 현장을 누벼온 대전대 이한상 교수가 선사시대부터 삼한, 고구려·백제·신라·가야, 그리고 신라의 통일 이후까지 교과서를 바꿀 정도로 획기적인 발굴 이야기를 소개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수년간 연재한 글들 중 중요한 이야기 52가지를 엄선하여, 발굴에 얽힌 사연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 의미를 꾹꾹 눌러 담았다. 일제강점기 일본 관학자들이 주도했던 초기 발굴부터 2022년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최근 사례까지 아우른다. 뜻밖에 모습을 드러낸 유물 한 조각이 옛날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를 증언하는 가슴 벅찬 순간들, 새롭게 던져진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발굴이 어떻게 한국 고대사를 조금씩 선명하게 만들어왔는지 깨닫게 된다. 유물과 유적, 발굴 현장을 찍은 컬러 사진 100여 장은 이야기를 더욱 실감 나게 전한다.
목차
들어가며
선사
8000년 전 쓰레기 더미에 숨겨진 고대 생활사 | 동삼동 유적 외
청동기에 담긴 벌거숭이 남성의 밭갈이 | 농경문청동기 외
수백 미터 이어진 2열 구덩이의 비밀 | 송국리 유적
엿장수 덕에 국보로 살아난 청동기시대 유물 | 대곡리 유적 외
삼한
도굴꾼의 손길을 피한 무덤 밑바닥 | 다호리 유적
밭에서 건진 천년 왕국 신라의 초기 300년 | 조양동 유적
금호강변에서 발견된 2000년 전 청년 왕 | 양지리 유적
고구려
광개토왕이 남긴 ‘묘지기 관련 당부’ | 광개토왕릉비
한강을 놓고 펼쳐진 삼국의 각축전 | 몽촌토성 외
한강 이남에 주둔한 고구려군의 흔적 | 충주고구려비 외
백제 I
한성기 백제사 해명의 일급 사료 | 석촌동 고분군
세종시 강변에 세운 백제의 ‘계획도시’ | 나성리 유적
백제부터 조선까지 활용된 천혜의 요새 | 공산성
백제 웅진 천도의 든든한 배경 | 수촌리 고분군
백제 곳곳 들어선 ‘열쇠구멍 무덤’의 수수께끼 | 신덕고분 외
바다와 연못, 우물 속 용왕님께 올린 제사 | 죽막동 유적 외
‘영생’의 소망 담긴 사후 통행증 | 금동신발
최악의 발굴, 50년 넘게 이어진 교훈 | 무령왕릉
백제 II
행방이 묘연한 백제 성왕의 두개골 | 능산리 고분군
‘전륜성왕’ 꿈 담긴 백제 절의 비밀 | 대통사지
성왕이 추진한 왕권 강화 정책의 산물 | 은화관식
창왕이 이끈 백제의 ‘조용한 부흥’ | 왕흥사지
봉황과 용, 신선이 어우러진 백제 예술의 극치 | 금동대향로
선화공주 흔적을 지운 사리봉영기 | 미륵사지
백제사 최고의 미스터리, 익산 천도론 | 왕궁리 유적 외
패망한 백제를 그리며 돌에 새긴 불상 | 불비상
신라 I
신라의 ‘강철 부대’를 뒷받침한 제철 장인들 | 황성동 유적 외
‘용면와’에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춘 신라 궁궐 | 월성
신라 ‘호국 도량’에서 쏟아져 나온 유물 | 황룡사지
비석이 증언하는 ‘신라판 책임시공제’ | 남산신성비
저습지 발굴로 찾아낸 신라 유물의 타임캡슐 | 월지
문무왕의 호국 염원이 서린 절 | 사천왕사지
김유신 저택 우물에 숨겨진 비밀 | 재매정
신라사의 흐름이 반영된 장례 풍습의 변화 | 장골기
‘조상묘 찾기 열풍’ 속에 뒤바뀐 신라 왕릉 | 신문왕릉
신라 II
1500년 만에 세상에 나온 신라 왕의 유골 | 황남대총
신라사의 수수께끼를 품은 생소한 이름의 무덤 | 서봉총
금방울과 흙인형이 밝혀낸 어린 왕자 | 금령총
주인을 찾지 못한 황금 장신구 | 노서동 215번지 고분
신라 무덤에서 나온 광개토왕 그릇 | 호우총
신라 왕 직계 가족의 장례 용품 | 금관
신라의 실리 외교를 보여주는 외래 문물 | 새 날개 모양 관식
삼국시대 권력과 외교 관계를 읽는 단서 | 금귀걸이
신라 사람들의 삶이 담긴 ‘19금’ 흙인형 | 황남동 토우
실크로드를 거쳐 신라까지 온 유리 제품 | 로만글라스
가야
금관가야를 역사의 무대에 올린 발굴 | 대성동 고분군
대가야의 수수께끼를 풀 유일한 사료 | 지산동 고분군 ①
외교력에 의존하다 몰락한 대가야 | 지산동 고분군 ②
이름만 남기고 사라진 ‘다라’의 비밀 | 옥전 고분군
가야연맹의 리더를 꿈꾼 ‘안라’의 금동관 | 말이산 고분군
1900년 전 바닷길을 장악한 남해안의 강소국들 | 늑도 유적 외
창녕 출토 유물에 감춰진 비화가야의 비밀 | 교동·송현동 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