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의 탄생]: 로마 공화정의 몰락
본문
저자 - 에드워드 와츠
역자 - 신기섭
출판사 - 마르코폴로
쪽수 - 380쪽
가격 - 25,000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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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공화국에서 독재 정치로 변모하는 과정은 서구 역사에서도 오래된 화두이다.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로마사 교수인 에드워드 와츠는 서문에서 현대의 정치체제와 로마의 정치체제 사이의 유사성에 주목한다. 와츠는 이 책을 통해서 로마 공화정의 내적 갈등이 어떻게 폭발하고 정치적 합의에 대한 전통적 가치가 어떻게 무너지고 마침내 일인독재의 정치체제로 바뀌었는지를 설명한다.
전성기 로마는 당시 세계 유일의 민주주의 국가였다. 로마의 통치 기관, 의회 규칙, 정치 관습은 협상과 타협을 통해 생성되고 유지되었다. 로마는 개개인을 공로와 로마 국가에 대한 봉사에 따라 명예로 보답했다.
기원전 130년에 이르러 로마의 지도자들은 점점 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고 상대방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역기능이 커지면서 정치인들 간의 다툼은 거리에서 정치적 폭력으로 이어졌다. 로마의 정치는 승자가 막대한 보상을 얻고 패자는 종종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는 제로섬 게임이 되었다. 이 무대는 파괴적인 내전, 그리고 궁극적으로 아우구스투스의 황제 통치를 위한 무대가 되었다.
이 책은 로마의 정치사를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기원전 280년에서 기원전 27년, 그리고 제2차 피레네 전쟁에서 로마가 승리하고 옥타비아누스가 완전한 권력을 장악하여 로마 공화정의 종말을 고하기까지 약 300년의 기간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군사 역사가 아니라 당시 로마와 통치자들의 정치사를 다루며 어떤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공화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 티베리우스 그라쿠스부터 자국민을 상대로 로마 군대를 사용한 술라, 모든 권력을 찬탈한 카이사르까지, 로마 공화국은 정치적 절차가 오용되거나 정치적 반대자가 위협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죽어갔다. 설라, 마리우스, 시저, 아우구스투스처럼 민주적 제도를 파괴한 사람들을 일반 시민들이 지지하거나 비난하지 않았을 때 공화국의 죽음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공화정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 로마인들이 이 모든 것들을 수수방관함으로써 그로인해 사라졌다.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로마 공화정의 정치 상황과 현재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 상황 사이의 유사성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로마 공화국은 현대의 후손인 시민들에게 정치적 방해 행위를 묵인하고 정치적 폭력을 용인할 때 어떤 엄청난 위험이 따르는지를 가르쳐 준다. 지도자들이 이러한 부패한 행동을 하는 것을 시민들이 외면할 때 공화국은 치명적인 위험에 처한다는 점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처벌받지 않는 역기능은 합의를 막고 폭력을 조장한다. 로마에서는 결국 로마인들이 공화정을 독재 정권의 안위와 맞바꾸게 되었는데, 이것이 공화정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이다.
시민으로서 우리는 정치적 방해를 묵인하고 정치적 폭력을 용인하고 있는 것일까? 정치적 분열이 너무 커져서 합의를 도출하려는 모든 시도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 정치적 분열의 어느 쪽에 있든 우리들은 우리의 고집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결국 이 책은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남긴다. 민주공화국은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존재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 반대편에는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에드워드 기번에 의해 선구적으로 다루어졌고 또한 톰 홀랜드나 매리 비어드, 마이크 던컨 등 우리 시대의 인기 작가들도 앞다투어 뛰어든 이야기이다. 와츠의 스토리텔링 방식은 아카데미의 울타리를 가뿐히 뛰어넘어 로마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도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다. 그가 역사학자로 훈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의 눈높이를 폄하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시대의 정치체제와 자기도 모르게 비교하게 된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비교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로마 공화정이 몰락했던 방식과 그로 인해 등장한 황제의 새로운 규범의 강요는 자연스럽게 트럼프 방식의 세계체제론에 억지로 끌려다녔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프로파간다는 로마 정치에서 새로운 국면을 불러일으켰고 정치가들의 포퓰리즘은 현대의 정치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이 놀라운 책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미국을 통치하던 시대인 2020년 가을 뉴욕에서 처음 나왔다. 따라서 동시대의 정치체제와 시스템 그리고 통치자에 대한 은유로서도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건국이념이 로마 공화국을 모범으로 삼았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목 차
- 한국어판 서문 ........................................... 14
서문 ........................................................ 18
1장 독재 내 자유 ........................................24
2장 새로운 세계 질서 ..................................32
3장 제국과 불평등 ......................................68
4장 좌절의 정치.........................................94
5장 국외자의 부상 .................................... 126
6장 공화국 균열....................................... 152
7장 잔해 속에서의 재건 ............................. 182
8장 이류들의 공화국 .................................208
9장 휘청거리며 독재를 향해 .......................234
10장 카이사르 공화국의 탄생과 멸망 ............264
11장 옥타비아누스의 공화국 .......................290
12장 아우구스투스의 자유를 선택함 .............326
추 천 사
로마가 대의제 정부에서 부패한 제국으로 쇠퇴하는 과정을 시기적절하게 다룬다.
-커커스 리뷰
와츠는 당대의 불평등 심화가 어떻게 사악한 정치인들에 의해 악용되는지를 설명한다.
-뉴요커
이 책은 탐욕과 이기심이 어떻게 당시 로마 공화정을 약화시키고 로마 시민들이 독재에 투표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컨대 가장 극적인 역사에 대한 훌륭한 소개이자 우리 시대를 위한 책이다.
-데이비드 포터, 『콘스탄티누스 황제』 저자
에드워드 와츠는 공화정 말기의 정치 드라마에 대한 전문적이고 설득력 있는 안내자이다. 이 책은 합의의 정치가 한 순간에 폭력의 정치로 변질될 수 있음을 시의적절하게 상기시켜 준다.
-카일 하퍼, 『로마의 운명: 기후, 질병, 그리고 제국의 종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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