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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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뉴요커》)라는 평을 받은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2003년 퓰리처상 수상작 『미들야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미들야스’라는 제목은 성 정체성의 혼란뿐 아니라 전통과 현대 과학, 구세대와 신세대,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혼란을 암시한다. 유제니디스는 1960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 그리스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랐다. 가족의 이민자 경험과 문화적 정체성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미들야스』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2003년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이 작품에서, 그는 성 정체성과 가족사를 중심으로 하여 공간적으로는 고대 문명의 발생지인 그리스로부터 신대륙 미국까지, 시간적으로는 삼대에 걸친 방대한 서사를 전개한다.
주인공 칼리오페는 남자와 여자를 모두 아우른 인류를 상징하며, 서양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그리스에 뿌리를 두면서, 동시에 오늘날 인류 문명의 중심인 미국을 본거지로 살아가는 ‘미들-문화’, ‘미들-인류’적인 인물이다. 약자와 소수에 대한 따듯한 시선, 차이가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꿈꾸는 칼리오페의 감동적인 이야기인 『미들야스』는 성과 젠더를 포함하여 근친 결혼, 인종 차별, 약소 민족, 사회생물학적 결정론 등 현대 사회의 쟁점을 독창적으로 다룬 보기 드문 문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