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품이 "망했다"는 말의 무게는 상당히 크다.
그리고 생각보다 쉽게 쓸 수 있는 단어도 아니다.
확실하게 멸망한 DCEU조차 10년이 걸렸으니.
애초에 한 시리즈가 망하는 건 그렇게 갑자기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대규모 회사가 진행하는 프랜차이즈 작품은 더더욱 그렇다.
수익이 얼마나 났고, 사내에서 어느 정도의 투자를 계획하고, 장기적인 계획은 어디로 잡고...
일반인 수준에서 단정짓기 쉬운 주제는 아니지만,
망했다는 표현은 아주 가볍게, 자주 사용된다.
작품 하나가 흥하면 그거 혼자만의 성공이 되고,
하나가 망하면 시리즈 전체의 위기가 되며,
단점은 밈화시켜 과장하고,
장점을 언급하면 밈화되어 반복된 단점으로 찍어누른다.
만약 어떤 작품이 망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그 정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면,
애초에 정말 망한 건지 재고해볼 필요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망했다란 표현은 결국 순환논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꺼내면 망했다는 이야기로 언급을 틀어막고,
언급이 없으니 망했다는 여론의 근거로 써먹고,
그렇게 다시 언급을 틀어막는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