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다 "도파민" 으로 일축해서 부르는 게 흔하지만,
작품이 "재미있다" 는 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지금 당장 웃기고 정신없는 전개가 펼쳐지며 "재미있다" 는 말이 나오거나,
아니면 특유의 분위기와 감정선으로 감동을 줘서 "재미있다" 는 말이 나오거나,
아니면 다음에 벌어질 일을 기대하게 만들어서 "재미있다" 는 말이 나오거나.

그리고 이 중 확실하게 화제성을 유지시키고, 독자를 끌어오는 방법은 "다음에 벌어질 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거" 다.
정실대전, 떡밥 투입, 해소되지 않는 갈등, 오해, 착각, 규모 키우기, 미래 암시.

문제는 저건 본질적으로 리볼빙이나 다름없다. 이자가 붙는다는 것까지.
저런 방법을 더 많이 쓰면 쓸수록, 수습할 방도가 없을수록, 그리고 수습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독자들이 품는 기대는 무지막지하게 불어난다.
그럼 결말은 연중이나 용두사미가 되는 거고.

결말을 명확하게 준비했다면 또 모르겠는데,
문제는 결말을 명확히 하는 순간, 작가의 선택지는 확 제한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전개에 알맞고 독자가 만족할 만한 결말" 이란 목적지가 생긴다면,
그 전까지의 전개도 반드시 그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며,
따라서 당장 독자를 열광시킬 만한 예측불허의 전개는 쓰기 힘들어진다.

물론 그걸 양립시키는 천재 작가들도 많은데,
대다수의 작가들에게 있어 "좋은 결말" 과 "흥미진진한 중반부"는 양립시키기 어려운 개념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