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은 코피도소마 플로리다눔이다.

애벌레에 알을 낳는 기생벌이다. 애벌레는 살아있는 체로 유충의 먹이가 된다.

여기까지는 흔한 기생충처럼 보이는데,

그 다음부터가 기괴하기 짝이 없다.

1. 기생벌은 알을 두 개 낳는다. 암컷(유정란), 그리고 수컷의 알(무정란).

2. 알들이 분열해서 수천 개의 유충이 탄생한다.

일종의 자체 클론 생성을 하는 것.

3. 유충들은 두 가지 종류로 분화되는데, 어른이 되어 번식을 하는 생산자들,

그리고 먼저 성숙해 이 생산자들을 지키는 병정들이다.

4. 병정들의 역할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애벌레 속에서 자라는 동안 자매들을 보호하는 거고...

5. 두 번째는 수컷들을 죽이는 거다. 어차피 야생에서 수컷은 몇 마리만 있어도 충분하고,

유전자 구조상 자매끼리 훨씬 가깝고, 수가 줄면 경쟁자가 줄어드니까.

그래서 상당수의 수컷 유충들은 나기도 전에 자매 병정들에게 죽는다.

6. 그리고 병정들은 숙주 애벌레가 죽으면 같이 죽는다. 

그러니까 얘네들의 존재 목적은 여동생들을 지키고 남동생들을 죽이는 거다.

7, 숙주가 죽으면 암컷들과 소수의 수컷은 무사히 탈출해 1번부터 다시 시작한다.

...와 우린 그저 범부였네

아아 대자연의 신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