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지배해버린 노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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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페의 디오게네스.
흔히 키니코스, 견유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배를 타고 가다가 해적들에게 잡힌 적이 있는데, 해적들이 디오게네스에게 뭘 잘 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사람을 지배하는 것을 잘 한다."
해적들은 별 미친 놈 다본다면서 끌고 간 후 노예상에게 넘겼는데 노예로 팔기기 위해 나온 자리에서 노예상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자는 주인을 필요로 하니 나를 그에게 팔아주시오."
디오게네스가 지목한 자는 보라빛 옷을 입은 거부, 크세디아니스였다. 크세니아디스는 디오게네스에게 흥미를 느끼곤 그를 샀는데 디오게네스는 크세니아디스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당신은 이제 나에게 복종해야하오. 의사나 노잡이가 노예라 할지라도 그들의 말을 따라야 하는 것처럼."
크세니아디스는 이 당당한 노예를 집으로 데려와 자기 자식들의 주인으로 삼았고 매우 흡족해했다. 디오게네스는 크세니아디스의 아이들을 훌륭하게 길러냈으니.
후일 크세니아디스의 아이들은 아비가 죽은 후에도 디오게네스를 스승으로 모셨고, 그가 죽자 장례를 치뤄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