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뭔가가 근본적으로 뒤틀린 메카 파일럿을 만드는 게 좋아.
몇 겹의 장갑판 안에 있지 않다는 걸 깜빡해서 너무 오래 널 뚫어져라 쳐다보는 파일럿.
조종석 밖의 모든 소리에 움찔하는 파일럿.
정든 핸들러 외에는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으려는 파일럿.
존재하지도 않는 조종간을 쥐려 손을 오므리는 파일럿.
자신의 진짜 몸인 로봇 안에 들어가려 뭐든지 하려는 파일럿,
로봇과의 애착과 지속적인 전투 때문에 정신이 붕괴되어 파일럿 외엔 무엇도 될 수 없는 파일럿.